이제명 대통령, 뉴욕서 '투자 서밋' 주재
韓 소비자심리지수...내수 회복 신호 주목
"美 마이크론 실적, 반도체 투자심리 자극"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이번주(9월 22~26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마이크론 실적 발표, 미국 주요 경제 지표와 정치·외교적 변수 등이 맞물리며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연준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본격적인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조치를 "위험 관리 성격의 예방적 금리 인하"라고 규정해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하지 않은 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초반까지 단기적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보험성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증시는 위쪽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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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책 변수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와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부양 의지가 맞물리며 국내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예고한 점은 불확실성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정치·외교 이벤트도 이번 주 증시의 주요 변수다. 오는 23일 열리는 유엔 연례 고위급 회의는 이번 주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미·중 정상 간 회동 여부와 통상 관련 발언이 나올 경우 지정학적 변수가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해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하며, 25일에는 현지에서 국가 투자설명회(IR)인 '투자 서밋'을 직접 주재한다. 이번 행사에는 뉴욕 월가의 거물급 금융인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으로, 대통령실은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중 최고치를 넘어선 코스피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는 24일에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최근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강세와 서버용 D램 재고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과 가이던스가 반도체 업황 전망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HBM 수요 강세에 힘입어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을 경우 반도체 투자 심리를 다시 자극하며 코스피 3500 돌파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에서는 9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발표된다.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 심리 회복세가 확인되면 내수 업종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AI·로봇·자율주행 등 신성장 업종에 모멘텀을 줄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재개가 임박해 호텔·카지노·화장품 등 인바운드 업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5일에는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공개된다. 최근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며 경기 둔화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이번 발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경로와 직결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PER은 11.27배로 지난해 고점(11.14배)을 상회하고 있다"며 "3400선 이상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국면에서 저평가 업종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 인터넷, 제약·바이오, 2차전지 중심의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며 반도체와 조선은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도 변수로 꼽힌다. 과거 사례를 보면 추석 직후 코스피는 대체로 설 연휴 이후보다 성과가 낮았지만, 최근 사상 최고치 랠리를 고려할 때 이번에는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고점을 넘어설 정도의 모멘텀이 형성된 국면에서는 상승장이 쉽게 꺾이지 않았다"며 "연휴 전 단기 상승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겠지만 추세 자체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연휴까지 약 10거래일이 남은 만큼 단기 상승세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증시에 대한 전망은 신중한 낙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 개시 효과와 정책 기대감이 겹치며 AI 소프트웨어 등 신성장 업종의 주가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 부담은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