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카카오톡 대화창은 이제 단순한 메시지 창을 넘어 '가능성의 창', 나아가 '실행의 창'으로 진화한다"며 "AI가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5,000만 이용자의 일상 곳곳에서 편리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15년간 카카오톡은 사람 간의 관계를 확장하고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며 "은행 창구 대신 모바일 송금이 가능해지고, 버튼 하나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택시를 잡기 위해 길에서 기다리는 일이 사라진 것도 카카오톡이 만든 변화"라고 회고했다.

이어 "이번 개편은 출시 이후 최대 규모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화 경험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 새로운 탐색 기능을 더했다"며 "앞으로의 15년은 AI 시대를 준비하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카카오의 통합 AI 브랜드 '카나나(Kanana)'다. 정 대표는 "카나나는 카카오의 AI 플랫폼과 모델을 아우르는 대표 브랜드로, 5,000만 이용자의 다양성과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읽지 못한 대화를 요약해 보여주고, 긴 통화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해 주며, 숏폼 영상 제작이나 상담 서비스, 사진 정리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나나는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모델 '카나나 나노(Kanana Nano)'를 기반으로 한다. 정 대표는 "카나나 나노는 한국어 맥락 이해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 성능을 보여주는 동시에 676MB 규모로 경량화돼 스마트폰 안에서만 작동한다"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GPU 비용 절감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메신저 앱에서 온디바이스 AI를 본격적으로 구현한 것은 국내외 최초 사례"라며 "AI가 이용자의 기기를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해 대화 데이터와 통화 내용은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지체 없이 삭제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에는 GPT-5 기반의 챗GPT가 카카오톡 채팅탭에 정식으로 탑재된다. 정 대표는 "이제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카카오톡에서 바로 챗GPT를 불러 쓸 수 있다"며 "카카오맵, 멜론, 선물하기, 예약하기 등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돼 대화 속 요청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에서 검증된 AI 경험을 카카오 생태계와 결합해 현지화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플랫폼 전략도 준비했다. 정 대표는 "누구나 쉽게 AI 툴을 등록하고 연동할 수 있는 'PlayMCP'와, 절반의 비용으로 다양한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빌더'를 통해 카카오톡을 넘어 외부 서비스까지 확장 가능한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별 특화 모델을 최적화해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 적용하고,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구조를 통해 이용자의 요청에 가장 적합한 AI가 즉시 응답하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번 개편을 "카카오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대화탭은 채팅방 폴더와 안읽음 메시지 요약으로 더 깔끔해지고, 친구탭은 프라이버시를 강화한 피드형 UI로 바뀌며, 지금탭은 숏폼과 커뮤니티를 통한 실시간 소통 공간으로 진화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앞으로 카카오톡에서 '카톡해'라는 말은 단순히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넘어, 나를 대신해 실행해 달라는 의미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AI 카나나는 이용자의 생활을 알아서 챙겨주고, 함께하며, 실행까지 완결하는 존재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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