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로 앞선 9회 2아웃에서 7분 동안 2번의 2점 홈런 허용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치열했던 우승 경쟁의 마지막 고비에서 통한의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정규시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내내 꿈꿔왔던 우승의 가능성이 불과 7분 만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한화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더 이상 LG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면서 정규시즌 2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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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마무리 투수 김서현. [사진 = 한화] |
한화는 후반기 LG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을 향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LG와의 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고 30일 롯데전까지 승리하며 마지막까지 1위 LG를 몰아붙였다. 같은 기간 LG가 잇따라 두산과 NC에 패하면서 1위 자력 우승의 기회를 놓친 터라, 한화는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마지막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은 한화의 의지를 반영하듯 탄탄하게 전개됐다. 선발 코디 폰세는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7회에만 집중력을 발휘해 대거 4득점을 뽑아냈다. 대타 최인호의 선두타자 2루타, 대타 이도윤의 동점 적시타, 대타 이진영의 역전 투런포까지 김경문의 용병술이 모두 들어맞았다. 이어진 문현빈의 추가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5-2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상원(1이닝 무실점)-김범수(0.1이닝 무실점)-한승혁(0.2이닝 무실점)은 8회까지 어떠한 위기도 없이 SSG 타선을 틀어막았다. 마지막 9회, 승리를 지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마무리로 올라온 김서현 첫 두 타자를 2구 만에 처리하며 단숨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이후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22시 49분 류효승에게 안타를 허용하더니, 불과 2분 뒤 현원회에게 추격의 투런 홈런을 맞았다. 데뷔 첫 홈런이자 투런포였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1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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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량 실점으로 주춤하고 있는 한화의 마무리 김서현. [사진 = 한화] |
지난 한화, 롯데전에 이어 3연투를 한 김서현은 직구 구속이 시속 140km대로 떨어지며 체력적으로 문제를 나타냈다. 한화 벤치는 흔들리는 김서현을 교체하지 않고 계속 믿음을 보냈지고, 이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김서현은 정준재에게 볼넷을 내주며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22시 56분 신인 포수 이율예에게 가운데 몰린 직구를 통타당해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율예의 시즌 2호 홈런은 곧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 되었고, 단 7분 사이 한화의 우승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만약 한화가 이날 승리했다면 오는 3일 kt전에서도 류현진을 내세워 LG와 1위 결정전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리그 3위를 확정한 SSG가 주전들을 교체하며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상황에서 나온 역전패는 더욱 뼈아팠다.
올 시즌 33세이브로 신인 마무리답지 않은 깜짝 활약을 보여준 김서현은 이날 치명적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 지었다. 이는 1992년 이후 처음이자, 2007년 이후 18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전반기를 1위로 마쳤던 저력을 보여준 한화가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어떻게 극복하고, 7년 만에 돌아온 가을야구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