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같은 날 구속피의자 3명 줄기소
"윤영호, 권성동에 통일교 신도 동원 제안"
"이우환 그림은 약 1억 4000만원 상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수사 계속
한학자 구속 12일까지 연장…연휴 중 재소환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은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모 전 국토교통부 서기관 3명을 구속기소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웨스트 빌딩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오늘 권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김 전 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및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김모 국토부 서기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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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권 의원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박 특검보는 "권 의원의 공소사실 요지는 2022년 1월 5일경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제공받아 정치자금법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청구를 하여 오늘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이 이뤄졌다. 향후 피고인과 관련자들의 추가 의혹을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이날 특검팀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경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에 윤 전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이 참석하기를 희망한다. 통일교의 정책, 행사 등을 나중에 지원해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투표 및 통일교의 조직을 이용해 대선을 도와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으면서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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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2일 구속기소됐다. 사진은 지난달 김 전 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김 전 검사는 2023년 2월경 대검찰청 공판2과장으로 재직할 당시 1억 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그림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하기 위한 대가성 선물이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작품은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자택에서 발견됐다.
김 전 검사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별보좌관에 임명됐는데 특검팀은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 정황이 있었는지 등도 조사 중이다.
아울러 김 전 검사는 2023년 12월 말경 지인 김모 씨로부터 선거용 차량 리스 선납금 및 보험료 합계 4200만원 상당을 대납받은 혐의도 있다. 김씨는 사기 코인을 발행해 800여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존버킴' 박모 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그림 수수 경위, 대가 관계 등에 대해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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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토교통부 서기관이 2일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국토부 로고. [사진=국토교통부] |
김 전 국토부 서기관은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국토부에서 발주하는 도로공사 공법(도로를 만드는 기술 방식) 선정 등 직무와 관련해 공사업자로부터 현금 3500만원과 상품권 100만원 등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날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서기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담당자로, 고속도로 종점이 양평군 양서면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김 여사 일가 부동산이 많은 강상면으로 변경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이와 무관한 김씨의 개인 비리 혐의를 포착해 지난달 17일 김씨를 구속했다.
특검팀은 김 전 서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한 현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향후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사건과 관련해 노선 변경 경위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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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팀은 2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으나, 한 총재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조사가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 17일 한 총재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류기찬 기자] |
한편 특검팀은 오는 10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구속기소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에 대한 소환을 통보했으나, 한 총재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조사가 불발됐다. 이에 오는 4일 한 총재를 재소환해 구속 후 3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범인 권 의원과 구속기간 도중인 지난달 29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의 구속기간을 오는 12일까지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의 구속기간은 10일이며, 법원이 허가할 경우 한 차례 더 10일간 연장할 수 있다. 구속적부심 심사에 소요된 기간은 구속기간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최장 20일 이상 구속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특검팀은 한 총재를 재소환하는 대로 그의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