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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17년]①검사석 앉은 배심원들…판사 "질문 있나"에 고요한 정적만

기사입력 : 2025년10월17일 04:50

최종수정 : 2025년10월17일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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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성추행 사건' 참여재판 현장
판사 "의견·증거 구분해야"…배심원에 법리 설명
배심원들 판사에게 질문하지 않아
하루 만에 증거 조사~선고 '속전속결'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 들어 사법개혁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국민 중심의 사법제도 개혁의 일환인 국민참여재판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실제 현장에선 신청률이 저조하고 배제·철회 사례가 많아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뉴스핌 [국민참여재판 17년] 기획은 국민참여재판의 현주소를 짚고,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 남성 2명과 여성 6명, 총 8명의 배심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섰다. 417호가 국민참여재판 전용 법정이 아닌 탓에 배심원들은 검찰석에 자리를 잡아야 했다. 맞은편 앉은 피고인과 변호인은 배심원들의 입장을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봤다.

"사실을 정당하게 판단하고 법과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판결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배심원들이 일제히 일어난 뒤, 1번 배심원을 맡은 한 여성이 선서문을 낭독했다. 방청석에 앉은 취재진과 시민 10여 명도 숨죽인 채 그 모습을 바라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의 선언과 함께,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30대 후반 남성 A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시작했다.

재판장은 본격 심리에 앞서 배심원들에게 참여재판 절차와 법적 유의사항 등을 설명했다.

"배심원들은 재판에서 많은 진술을 듣게 되겠지만, 의견과 증거를 구별해야 합니다. 메모지를 반으로 나눠 왼쪽엔 의견, 오른쪽엔 증거를 적으세요. 유·무죄 판단은 오른쪽, 즉 증거에만 근거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증거재판주의입니다."

특히 '의견'과 '증거'를 구분하라고 거듭 강조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배심원들이 피고인이나 증인의 진술에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보였다. 다만 법적 지식이 부족한 배심원들이 5분가량의 짧은 설명만으로 형사법 대원칙인 '증거재판주의'를 제대로 이해했을지 의문이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지난달 17일 오전 대법정 417호에서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30대 후반 남성 A씨의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했다. 위 사진은 해당 사건과 무관함. [사진=뉴스핌 DB]

이날 재판을 받은 A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30대 초반 여성 B씨와 세 차례 단체모임을 가진 뒤, 네 번째 일대일 만남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공소장에 적힌 대로 B씨의 머리카락과 어깨, 허리 등을 만진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사건 발생 당시 서로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신체 접촉이 사회 통념상 강제추행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사건 당시 두 사람의 관계 ▲신체 접촉 부위와 경위 등을 종합해 A씨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재판장은 "판례상 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써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을 배심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이 모두진술을 마친 뒤, 재판은 증거조사 단계로 넘어갔다. 검찰 측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이 벌어진 위스키바의 폐쇄회로(CC)TV 캡처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사진에는 A씨가 B씨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B씨 역시 A씨를 향해 몸을 틀어 대화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다"고 맞섰다.

B씨에 대한 증인신문과 CCTV 영상 재생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취재진을 비롯한 방청인들이 약 2시간 동안 법정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B씨를 데리러 왔던 남성 지인 C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공개로 진행됐다. C씨는 A씨와 B씨 모두를 알고 있었다. 

검찰은 A·B씨가 서로 호감을 갖는 사이가 아니었단 점을 부각했다. 검사가 "혹시 두 사람이 사귀려는 분위기가 있었나요?"라고 묻자 C씨는 "전혀 없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A씨 측은 C씨가 신체접촉 자체를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변호인이 "증인은 추행 장면을 직접 본 건 아니고, 사건 이후 B씨로부터 전해 들었죠?"라고 묻자 C씨는 잠시 머뭇거리며 "네"라고 답했다.

사건 발생 당시 위스키바 CCTV에 찍힌 A씨와 B씨의 모습. [사진=A씨 측 변호인 제공]

재판장이 C씨에게 몇 가지를 물은 뒤 배심원들에게 "질문하고 싶은 분 있으면 손을 들어 달라"고 했지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질문을 통해 사건 당시의 사실관계나 두 사람의 관계를 면밀히 파악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검찰은 최종진술에서 "피해자가 호의를 베풀었다고 해서 신체접촉을 허락한 것은 아니다"며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변호인은 "30대 결혼적령기 남녀의 오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은 18세기 영국 법학자 월리엄 블랙스톤 말을 인용해 '백 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며 배심원들에게 무죄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무겁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상대가 조금이라도 불쾌감을 표시했다면 중단했을 것이다. 한 남성과 여성이 오픈채팅방에서 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를 강제추행으로 보는 건 가혹하다"고 읍소했다.

변론이 끝난 뒤 배심원들은 유·무죄를 논의하는 평의에 들어갔다. 배심원들은 재판장으로부터 평의 절차를 안내받은 뒤 법정에서 퇴정했다.

약 2시간 만에 평결까지 마무리됐다. 사실관계가 단순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빠른 속도였다. 평결 결과는 무죄였다. 예비 배심원을 제외한 배심원 7명 중 5명이 무죄, 2명이 유죄 의견을 냈다. 재판부도 배심원 평결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신체 접촉에 별 반응을 안 보였고 오히려 귓속말을 하는 등 대화를 나눈 것이 확인된다"며 "다른 남성에게 데리러 오라고 한 점을 보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범죄의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무죄가 선고되자 A씨는 울먹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배심원과 재판부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A씨 변호인인 오반석 변호사(법무법인 정률)는 재판 종료 직후 기자와 만나 "강제적 상황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 A씨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며 "배심원들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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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트라이폴드 태블릿과 다르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2일 공개한 3단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가볍고 얇은 형태가 먼저 느껴졌다. 크기와 구조상 무게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다. 다만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전용 케이스나 거치대를 함께 사용할 때 가장 안정적인 사용감이 나온다. 펼친 화면은 태블릿을 떠올리게 할 만큼 넓고 시원하지만, 두 번 접어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태블릿과 확실히 다른 경험을 만든다. 동시에 두께·베젤 등 초기 모델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느껴졌다. ◆ 10형 대화면의 시원함…멀티태스킹 활용도↑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화면을 펼쳤을 때의 시야다. 10형 대화면은 영상 시청 시 몰입감이 크고 웹 검색·문서 작업에서도 확 트인 느낌을 준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다 펼친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3앱 멀티태스킹을 진행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특히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워놓는 멀티태스킹 기능은 생산성 관점에서 기존 폴더블보다 한 단계 더 진화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세 개의 스마트폰 화면을 한 번에 펼쳐 놓은 듯한 넓이가 확보돼,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공간감이 느껴졌다. 이메일·인터넷·메모장 등 업무 앱을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고, 영상 콘텐츠를 켜둔 채 작업을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로 영상 시청을 하는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 구조에서 오는 한계도 분명…베젤·힌지·두께는 '새로운 폼팩터의 숙제' 새로운 구조 특성상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베젤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다. 화면을 여러 번 접는 구조라 물리적 여유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니 테두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상단 롤러(힌지 유닛 일부로 보이는 구조물)도 시각적으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화면 연결부 자체는 자연스럽지만, 힌지 구조물 자체는 어색하게 보일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닫은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는 완전히 접었을 때의 두께감이다. 구조상 여러 패널이 겹치는 형태라 다 접어놓으면 두껍게 느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이는 구조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사용성에 치명적일 정도의 부담은 아니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왼쪽 화면부터 닫아야 한다. 반대로 닫으려 할 시 경고 알람이 울린다. 2025.12.02 kji01@newspim.com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접는 순서가 고정돼 있다는 점이다. 오른쪽→왼쪽 순으로 접도록 설계돼, 반대로 접으려 하면 경고 알람이 울린다. 폼팩터 특성상 불가피한 방식이지만, 초기에 적응 과정이 필요하다. ◆ 태블릿과 겹치는 모습…그러나 휴대성이라는 확실한 차별점 사용 경험을 종합하면 '트라이폴드'는 태블릿과 유사한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한다. 대화면 기반의 콘텐츠 소비·문서 작업·멀티 환경 등 핵심 사용성은 태블릿과 맞닿아 있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거치대에 놓인 모습. 2025.12.02 kji01@newspim.com 그러나 폴더블 구조로 접어서 주머니·가방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은 태블릿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점이다. 이동이 잦은 사용자에게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강민석 모바일경험(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부사장)은 "태블릿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없다. 태블릿은 대화면 그 자체의 장점이 있지만, 트라이폴드는 두께·무게 측면에서 소비자가 어디든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을 만들었다"며 "트라이폴드는 기존 태블릿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 가격은 부담되지만…경쟁사 대비 '상대적 우위' 가격은 여전히 소비자에게 큰 장벽이다. 출고가 359만400원은 스마트폰 범주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금액이다. 다만 경쟁사 제품들과의 상대 비교에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 화웨이는 올해 출시한 트라이폴드폰을 1만7999위안(약 350만 원)부터 책정했다. 고용량 모델로 갈 경우 2만1999위안(약 429만 원)까지 올라간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2025.12.02 kji01@newspim.com 이 기준에서 보면 삼성의 359만 원대 가격은 화웨이 평균 가격보다 낮은 편으로 비교된다. 특히 고용량 기준 화웨이 최고가와의 비교에서는 약 70만 원 가까운 차이가 나, '삼성이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트라이폴드 구조상 부품 단가가 높아 400만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출고가는 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삼성이 새로운 카테고리 안착을 위해 가격선을 일정 수준까지 조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kji01@newspim.com 2025-12-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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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준 쿠팡 대표 "'자발적 배상도 고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가 "패스키 한국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한국 쿠팡에서 패스키를 도입할 계획이 있나"라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이 의원은 "대만 쿠팡에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전용 패스키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보급했다"며 "한국에 패스키를 도입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겠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에도 바로 대만처럼 대처할 수 있습니까"라고 따져물었다. 이 의원 질의에 박 대표는 "의원님 말씀에 공감하고 깊이 책임감 느끼고 있습니다"며 "조속히 (한국)에 도입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소송을 통한 배상 대신 자발적으로 배상 조치하라는 질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nrd@newspim.com 2025-12-0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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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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