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취임 일주일 만에 정상회담
AI 등 미래 7개 분야 협력각서 서명
조선업 협력 각서 체결도 조율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2기 집권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취임 1주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석상에서 대면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밀월 관계'를 쌓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임을 전면에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쌓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친 뒤 일본으로 이동한다. 오후에 도착해 왕궁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예방한다.
28일 오전에는 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오찬을 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미군 요코스카 기지 방문과 일본 기업 경영자들과의 교류회도 예정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언급하며 "정상 간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관계를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 |
| 지난 2019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아베 전 총리와 골프를 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 취임 7일 만의 회담...2001년 이후 최단 기록
미국은 일본에게 있어 외교·안보의 중심 축이다. 2001년 이후 취임한 12명의 일본 총리가 정권 발족 후 며칠 만에 미국 대통령과 첫 회담을 했는지 비교하니, 다카이치 총리는 '최단 기록 타이'다.
지난 21일 총리로 취임해 7일 후인 28일 정상회담에 나선다. 2009년 민주당 정권을 출범시킨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와 같은 기록이다.
미국 대통령을 일본에 초청해 첫 회담을 여는 것도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역대 총리의 첫 미일 정상회담은 미국 또는 국제회의가 열리는 제3국에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일은 올해 2월 당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방미했을 때 초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10월 하순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에 맞춰 일본에 들르는 방안이 미일 양국 간에서 조율돼 왔다.
◆ AI 등 미래 7개 분야 협력각서 서명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미일 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인공지능(AI) 등 미래 과학기술 7개 분야에 대한 협력각서(MOU)에 서명할 방침이다.
협력 분야는 ▲AI ▲양자 기술 ▲핵융합 ▲우주 ▲의약품·바이오 ▲고속통신 규격 ▲연구 안전성 등 총 7개다. 이 가운데 중국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AI 분야를 핵심 협력축으로 삼을 전망이다.
이번 기술 협력은 '중국 기술 굴기'에 대한 위기감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중국의 AI 및 반도체 기술이 신흥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을 차단하고 '자유 진영' 내 기술 블록을 형성하기 위해 협력 강화를 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개발한 AI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정확성 측면에서 신뢰성 논란이 있다"며 "미국과 일본이 안전하고 투명한 AI 표준을 확립하고, 국제 규격 설정을 주도하기 위한 협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 |
| 26일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조선업 협력각서 체결도 조율
미일은 조선업 MOU를 체결하는 방향도 조율 중이다.
MOU는 양국이 조선 분야 실무 그룹을 만들어 미국에 대한 투자 촉진과 기술 혁신 등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양국은 선박 설계나 부품 공통화, 인재 육성 강화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가네코 야스시 일본 국토교통상과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 대사가 서명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편, 이번 방일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측은 납북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의지를 거듭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의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