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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대흥·남해·고흥·담양…소도시서 즐기는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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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한국관광공사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를 넘어, 여행자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담은 콘텐츠 '요즘여행'의 네 번째 테마, '소도시 여행'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남해각휴게소에서 바라본 남해대교. 건너편 마을은 하동 금남면.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 '남해 외갓집'

독일마을, 미국마을과 같은 이국적 정취를 자랑하는 유명 명소와 금산 보리암, 다랭이마을과 같은 향토적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경상남도 남해. 2025년 8월 기준 인구수 3만9832명,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도시 중 유일한 군 소재지로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해 외갓집'은 소도시 남해를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는 소규모 로컬 체험 여행 콘텐츠다. 언제든지 남해에 찾아왔을 때 고향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푸근함 속에서 편안하게 쉬었다 가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지은 이름이다.

남해 외갓집은 현재 세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드로잉화가 안설별 씨가 진행하는 '남해 언니네 드로잉 어반스케치 체험', 도자기공방&카페 '티라와 흙꿉노리'에서 진행하는 '티라 삼촌네 외갓집 도자기 원데이클래스', 삼동면 봉화마을의 GAP 인증 농가에서 진행하는 '광수 삼촌네 친환경 블랙베리 체험'이다. 각각의 프로그램에 남해 구석구석에서 활동하는 도공, 화가, 농부의 고유한 개성과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함께 여행하기 좋은 명소로 '다랭이 마을'이 있다. 다랭이(다랑이)란 과거 가난했던 시절, 우리 선조들이 농토를 조금이라도 더 넓히고자 바닷가의 가파른 산비탈을 깎고 석축을 쌓아 조성한 계단식 논을 말한다. 작게는 3평에서 크게는 300평에 이르는 700여 개의 계단식 논이 무려 108층의 계단을 이룬다. 이 빼어난 절경을 바라보며 '다랭이지겟길(남해바래길 11코스)'을 걷는 것도 좋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논골담길 논골담길 정상부에 자리한 묵호등대.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묵호, 걸으면서 즐기는 항구 소도시 여행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묵호항 일대는 서울에서 KTX로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소도시 여행지다. 모든 볼거리가 걸어서 30분 거리 안에 모여 있어 차 없이도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동해 DMO가 운영하는 '뚜벅아, 라면 묵호 갈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묵호 골목을 걷고 마지막엔 바다를 보며 라면을 끓여 먹는 투어로, 개별 포토투어와 가이드 동행 단체 투어로 나뉜다.

개별 투어는 묵호 향기 디퓨저를 파는 소품샵이나 로컬 책방에서 스탬프북을 받아 시작한다. 이후 국내 최초 '연필뮤지엄'에서 3000여종의 연필을 보고, 4층 카페에서 묵호 일대를 조망한다. 옛 번화가 발한삼거리와 '동쪽바다중앙시장', 청년몰 '싱싱스'를 지나면 묵호의 시그니처인 '논골담길' 벽화마을이 나온다. '장화 없이 못 산다'라는 문구 등 묵호의 역사를 담은 골목을 오르면 묵호등대를 만날 수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라면 먹을래요?"가 탄생한 '삼본아파트'도 필수 코스다. 투어의 마지막은 '문화팩토리 덕장'에서 문어, 묵호태 보푸라기 등 해산물 토핑이 랜덤 제공되는 라면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묵호항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이 밖에도 묵호의 스릴을 즐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해발 59m의 스카이워크와 스카이 사이클이 인기다. 길 건너 '해랑전망대'는 바다 위 산책로다. 먹거리로는 '거동탕수육'의 쫄깃한 문어 탕수육과 문어 짬뽕, 노포 '오뚜기칼국수'의 걸쭉한 장칼국수가 명물이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슬로시티로 지정된 예산 대흥면의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시간이 느려지는 꼬부랑길, 슬로시티 대흥

충남 예산군 대흥면 봉수산을 병풍 삼은 고샅길엔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했던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하다. 논두렁 밭두렁 걷다 볏단 한번 손끝으로 훑고, 고목 아래 수백 년 세월을 더듬는 곳. 3초마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 대신, 느릿느릿 평온한 마을 풍경은 이 가을의 진짜 '비타민'일지 모른다.

첫 목적지는 예산 대흥 '의좋은 형제마을'이다. 예산 대흥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 중부권에서는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휘영청 달 밝은 가을밤 형제간 서로 몰래 볏단을 얹어주다 만나 얼싸안고 울었다는 이성만·이순 형제 이야기의 실존 인물이 살던 곳이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알록달록 무지갯빛 예당호 모노레일을 타고 예당호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슬로시티 대흥면을 가장 잘 누리는 방법은 느린 꼬부랑길을 걷는 것이다. 1코스 옛 이야기길엔 1000년 넘은 느티나무인 '배 맨 나무'와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깃들고, 2코스 느림길은 예산군 유일하게 남은 옛 관아 건물인 대흥동헌과 달팽이 미술관, 대흥향교까지 물길 따라 숲길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3코스 사랑길에서는 봉수산 자락과 어우러진 교촌리의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고흥스테이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바다와 유자향이 머무는 곳 '고흥스테이'

전남 고흥군이 운영하는 '두 지역 살아보기 주말愛 고흥愛 고흥스테이' 는 다른 지역 거주자가 고흥에 체류하며 지역의 여행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프로그램이다. 총 12세대가 참여하며, 숙박과 공동시설 요금 등 주거비가 지원된다. 참가자들이 3개월 동안 머무는 공간은 옛 한전사택을 리모델링해 만든 고흥읍의 주거시설로, 가전제품과 가구가 완비돼 생활에 불편이 없다.

고흥스테이에서 도보 10여 분 거리에는 110년 역사의 고흥전통시장이 있다. 숯불생선구이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수령 840년의 남계리 느티나무, 1871년에 조성된 옥하리 홍교, 존심당 역사문화공원 등 고흥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명소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현재 고흥스테이에는 5기 참가자들이 거주 중이며, 한 참가자는 "고흥은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문화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고흥유자축제 야경. [사진=고흥군]2025.11.06 moonddo00@newspim.com

6~9일 풍양면 한동리에서 '제5회 고흥유자축제' 가 열린다. 국내 유자 최대 생산지답게 '사람향기! 유자천국!'을 주제로 대형 유자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고, 야간에는 루미너리쇼와 드론쇼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는 담양 창평.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천천히, 깊이' 담양 창평에서 보낸 1박 2일

느려도 괜찮아'라는 토닥임이 필요한 날, 담양 창평 삼지내마을로 향한다. 세 개의 개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고 하여 삼지내 혹은 삼지천이라 불리는 이 마을은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유명하다. 고가와 토석담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돌과 흙을 쌓아 만든 옛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유산에 지정됐다. 담장 따라 걷다 보면 고재환가옥, 고재선가옥 등 국가유산에 지정된 건축물을 비롯해 평범한 살림집, 카페나 민박을 겸한 한옥, 주인 잃은 쓸쓸한 고가 등 다채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한옥으로 지은 창평면사무소 뒤로는 이층 한옥을 품은 작은 뜰이 꾸며져 있다. 마을 안 길을 산책하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숙소나 한옥을 개조한 카페, 음식점을 이용하며 느긋하게 머무는 것, 삼지내마을을 제대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창평국밥과 창평쌀엿, 한과, 석탄주 등 내공 있는 지역 먹거리가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죽녹원.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11.06 moonddo00@newspim.com

하룻밤 묵어가고 싶어 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100여년 된 고택부터 아담한 민박까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숙박 시설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술빵 만들기, 인문학 강좌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으니 체험해 볼만하다.

담양에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죽녹원과 관방제림이 있다. 청량한 대숲을 품은 죽녹원에서 산책로를 따라 죽림욕을 즐기고 족욕 체험이나 사운드워킹 투어도 즐길 수 있다. 강 건너편에는 천연기념물인 관방제림이 자리한다.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으로, 푸조나무, 팽나무, 벚나무 등 다양한 수목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연출한다.

moonddo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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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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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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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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