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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다카이치 참수' 中 전랑외교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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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목을 베어야 한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내뱉은 이 폭언은 단순한 외교 결례를 넘어, 중일 관계의 긴장도가 어디까지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외교관의 언어가 무기가 되고, 중일 관계가 '언어의 냉전'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실감케 한다.

발단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었다. 그는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대만의 유사 사태가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였지만, 현직 총리가 이러한 언어를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미일 동맹의 연계를 강화하고 방위비를 확대하는 일본 정부의 안보 노선 속에서 나온 이 발언은, 중국으로서는 '대만 문제 개입 선언'으로 받아들일 만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반응이 '참수'라는 단어였다는 점에서, 양국 사이의 외교 언어가 이미 상식의 영역을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즉각 항의했지만, 중국은 사과 대신 "본질은 일본의 도발"이라고 반박했다.

쉐젠 총영사 개인의 일탈로 정리하지 않고, 오히려 공식 논리를 강화한 셈이다. 이는 최근 중국 외교가 보여온 '전랑외교'의 극치다. 거친 외교적 언어는 의도된 전략이며, 국내 여론 결집과 대외 강경 메시지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다카이치 죽이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다카이치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30분 남짓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회담은 통상적 정상회담보다 훨씬 짧았고, 그 안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전해진다.

총리 취임 직후 중국이 보통의 외교 관례로 보내는 축전조차 전달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경 보수파인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인물 중 하나다. 단순한 일본 총리가 아니라,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자극할 잠재적 인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외교적 냉대는 '정치적 신호'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존재감을 지우려는 의도다.

반대로 일본 내에서는 이 같은 냉대가 역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강경하게 나올수록, 일본 국민은 '단호한 리더십'에 기대를 걸게 된다. 이번 사태가 일본 내 대중 강경 여론을 부추기고, 방위력 강화의 명분을 강화하는 이유다. 외교적 모욕이 '내정용 자산'으로 바뀌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중일 양국이 이미 언어의 냉전 단계에 들어섰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군사력보다 먼저, 말이 충돌하고 있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언어가 아니라, 적대적 단어로 상대를 규정하고 비난하기 위한 언어가 오가는 국면이다.

이 언어전은 여론을 자극하고 정치적 지지를 얻는 데는 유리하지만, 외교의 본질인 조정과 관리의 공간을 급속히 좁힌다.

외교는 말로 싸우는 예술이라지만, 그 말이 무기가 되는 순간 외교는 기능을 잃는다. 언어도 총알이고 폭탄이다. 쉐젠의 폭언과 시진핑의 냉대, 그리고 다카이치의 단호한 발언은 모두 하나의 신호다. 외교가 감정과 신념에 포획될 때 어떤 파국을 부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경고음이다.

외교가 말을 통해 평화를 관리하는 기술이라면, 지금 중일 관계는 그 기술을 잃어가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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