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03포인트(0.38%) 내린 4만7560.29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0포인트(0.09%) 하락한 6840.51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0.58포인트(0.13%) 상승한 2만3576.49로 집계됐다. 중·소형주는 상대적 강세를 보였는데 러셀2000지수는 이날 0.21%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짙었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다. 연준이 회의 후 공개하는 경제전망 요약(SEP)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달까지 금리를 내리고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87.4%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이 1월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은 23.2%로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가 0.98% 하락했고 산업재도 0.73% 밀렸다.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업 역시 0.61% 내렸다. 반면 에너지는 0.69% 상승했다.
특징주를 보면 JP모간 체이스는 2026년 지출이 10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4.66% 급락해 지난 4월 초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0.31%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200 프로세서의 대중 수출을 허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H200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를 두고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주가는 0.48% 상승했으며 넷플릭스는 0.08% 하락했다.
식품 제조사 캠벨의 주가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리면서 5.23% 내렸다.
◇ 미 국채금리 급반등, 달러도 강세
미 국채금리는 일제히 상승하며 장초 하락분을 모두 지워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장중 저점 4.141%에서 1.4bp(1bp=0.01%포인트) 반등한 4.186%를 기록하며, 5주 만에 처음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30년물 금리는 장중 저점 4.775%에서 회복한 뒤 0.5bp 하락한 4.81%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수치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에 변수를 던진 영향이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구인 건수는 767만 건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715만 건)를 크게 상회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됐다는 점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노동시장 데이터는 즉각 반응을 이끌었다. 미국 달러화는 데이터 발표 직후 엔화 대비 2주래 최고치인 157엔 근처까지 올랐고, 유로화 대비로도 0.1%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1% 오른 99.21을 기록했다. 앞서 8일 저녁 일본 북동부에서 규모 7.5 강진이 발생하자 아시아장에서 엔화는 일시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달러 강세 흐름에 다시 밀렸다.
◇ 유가 하락, 금 가격 상승
국제유가는 연준의 금리 결정과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배럴당 55센트(0.88%) 하락한 61.94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63센트(1.07%) 내린 58.25달러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런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프랑스·독일·영국 정상들과 회담한 뒤, 미국 측에 수정된 평화안을 공유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가 성사되면, 러시아 기업에 대한 국제 제재가 해제되고 묶여 있던 원유 공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를 포기하지 않겠단 입장이어서 협상이 부진한 상황이다.
금값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 상승했으며, 은 가격은 공급 제약 속에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4% 오른 온스당 4,236.2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전 5시 21분 기준 0.6% 상승한 온스당 4,211.77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 가격은 4.3% 급등해 온스당 60.74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 유럽증시도 혼조 마감
유럽 주요국의 증시도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0.59포인트(0.10%) 하락한 577.77로 장을 마쳤다. 개장과 함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힘을 잃고 약세로 돌아섰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08포인트(0.03%) 떨어진 9642.01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5.92포인트(0.69%) 내린 8052.51로 장을 마쳤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6.64포인트(0.49%) 오른 2만4162.65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41.68포인트(0.33%) 상승한 4만3574.50에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2.30포인트(0.13%) 뛴 1만6734.50으로 마감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이사벨 슈나벨이 전날 "ECB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몇 년 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매파적 발언으로 유로존 10년물 국채 금리는 수개월 만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독일 30년물 국채 금리는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방산주는블룸버그 통신이 독일 의회가 다음 주 사상 최대 규모인 520억 유로 상당의 군수 조달 계약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이후 0.9% 올랐다. 라인메탈과 렌크, 헨솔트 등 독일의 대표적인 방산업체들이 3.6~5.9% 상승했다.
레이밴(Ray-Ban) 안경 제조사 에실로룩소티카는 구글이 워비파커(Warby Parker)와 함께 2026년에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안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후 5.6% 급락했다.
이 소식은 다른 명품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케링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각각 2%, 1.4% 하락했으며 명품주 지수도 1.8% 떨어졌다.
독일 대기업 티센크루프가 내년에 최대 8억 유로의 순손실을 예상한다고 밝힌 이후 6.4% 급락했다.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는 도이체방크가 이 회사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1.8% 낮추면서 2.1% 하락했다.
◇ 인도증시 하락, 인디고 반등
9일 인도 증시는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졌고,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센섹스30 지수는 0.51% 내린 8만 4666.28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47% 하락한 2만 5839.6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산 쌀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간 무역 합의 타결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이날 16개 세부 지수 중 11개 지수가 하락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약화한 것의 영향으로 니프티 정보기술(IT) 지수가 1.2% 하락했다.
저가 항공사인 스파이스제트(SpiceJet)가 5.6% 급등했다. 경쟁사인 인디고의 항공편 취소 등 운영 위기에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인디고는 7거래일 동안의 하락세를 멈추고 1.3% 올랐다. 피터 엘버스 최고경영자(CEO)가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되었다고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