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가격은 온스당 60달러 돌파
트레이더들,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87.4% 반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과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9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금값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배럴당 55센트(0.88%) 하락한 61.94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63센트(1.07%) 내린 58.25달러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런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프랑스·독일·영국 정상들과 회담한 뒤, 미국 측에 수정된 평화안을 공유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가 성사되면, 러시아 기업에 대한 국제 제재가 해제되고 묶여 있던 원유 공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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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배럴 [사진=블룸버그] |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현실을 직시하고 양보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비난하며,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루 리포 대표는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진지하게 평화협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글로벌 공급 전망은 다음에 발표될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안다 수석 시장분석가 켈빈웡은 "오는 12월 11일 발표될 IEA 월간 보고서가 다음 시장의 핵심 동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IEA는 이미 여러 전망에서 2026년 사상 최대 공급 초과가 발생할 위험을 경고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IEA가 12월 보고서에서도 공급 과잉 위험을 강조한다면, WTI 가격은 배럴당 56.80~57.50달러 지지선을 시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값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 상승했으며, 은 가격은 공급 제약 속에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4% 오른 온스당 4,236.2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전 5시 21분 기준 0.6% 상승한 온스당 4,211.77달러를 기록했다.
은 현물 가격은 4.3% 급등해 온스당 60.74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티인덱스와 포렉스닷컴 시장 분석가 파와드 라작자다는 "은 가격이 이렇게 강하게 상승하는 이유는 앞으로 수년간 은에 대한 강한 산업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현재 매수 모멘텀이 상당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버 인스티튜트(Silver Institute)는 연구 보고서에서 태양광 에너지, 전기차와 관련 인프라, 데이터센터 및 인공지능(AI) 등이 2030년까지 은의 산업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 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은 공급 수준, 전 세계 재고 감소,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그리고 최근 미국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리스트에 은이 추가된 점 등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프로트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리아 스미르노바는 "금속은 원래 변동성이 크지만, 공급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은 가격은 결국 한 방향(상승)으로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10일(한국시간 11일) 이틀 간의 FOMC 회의를 마치고 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트레이더들은 이번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87.4%로 보고 있다.
RJO 퓨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밥 하버콘은 "현재 금 가격의 움직임은 은 가격의 급등과 또 한 번의 금리 인하에 대한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노동부의 JOLTS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구인 건수는 766만 건으로 늘어나 시장 예상치 715만 건을 웃돌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보여줬다.
하버콘은 금 가격이 이번 고용 지표를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은 가격이 온스당 70달러를 넘어설 수 있고, 금 가격도 온스당 5,000달러를 향해 가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