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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정보 유출] "안녕하세요"만 가능한 로저스 대표…영어듣기 시험장 된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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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과방위 청문회 개최...핵심 증언 빠지고 미국인 핵심 경영진 출석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가 17일 '영어 듣기 시험장'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책임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박대준 전 대표가 불출석한 데 이어, 증인석에 앉은 핵심 경영진마저 한국어 소통이 불가능하면서 청문회는 언어 장벽에 갇힌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헤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을 듣고 있다. 2025.12.17 pangbin@newspim.com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은 해롤드 로저스 쿠팡 신임 대표와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5명이다. 특히 로저스 대표와 브랫 메티스 CISO는 모두 쿠팡 본사의 핵심 경영진으로, 둘 다 미국 국적자다. 이 두 사람은 한국어 구사 능력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두 경영진은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대부분 통역으로 전달받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브랫 매티스 쿠팡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청문회 시작에 앞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통역을 통해 증인들의 한국어 이해 수준을 물었다. 통역인은 "로저스 대표는 '안녕하세요' 정도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티스 CISO 역시 "장모님·처제·아내, '안녕하세요' 정도의 간단한 표현 외에는 질의 내용을 이해할 수준은 아니다"고 답했다. 매티스 CISO의 부인은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질의가 본격화되자 언어 장벽 문제는 그대로 드러났다.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질의와 답변이 여러 차례 끊겼고, 영어로 된 의례적 표현이 반복되며 질의 시간이 지연된다는 불만도 나왔다. 

실제 로저스 대표는 답변 도중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시간을 끄는듯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았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질의 시간이 통역 대기 시간으로 소모된다"며 "책임 회피 전략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김범석 의장이 글로벌 CEO라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모국어로 충분히 과오를 설명할 수 있음에도 한국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 증인을 앞세운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언어 소통을 둘러싼 해프닝도 이어졌다. 최민희 위원장은 "'해피 투 비 히어(Happy to be here)'과 같은 발언까지 번역해야 하느냐"며 "의례적인 표현은 속기록에서 생략해 달라"고 속기록 삭제를 지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김범석 의장이 출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한다. 한국 쿠팡의 대표로서 성심껏 답하겠다"고 말했지만 핵심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의례적인 답변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내가 대표이니 나에게 질문하라'는 뜻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후 이 의원이 매티스 CISO에게 한국어로 질문한 뒤 답변을 혼자 이해하고 다음 질의를 이어가자, 최 위원장이 "이 의원님만 알아들었다"며 통역을 요구하는 장면도 연출되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회가 영어 듣기 평가장이 됐다", "청문회가 아니라 영어 수업 같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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