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배우 서은수에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는 분명한 전환점이다. 서은수는 이 작품을 "지금까지 촬영한 작품 중 가장 간절했고, 가장 뜨거웠던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서은수는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서은수는 "메인코는 처음부터 꼭 참여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며 "촬영을 잘 마무리했고, 시청자 반응까지 좋아서 마음이 놓인다"고 공개 소감을 전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서은수는 극 중 장건영과 함께 거대한 범죄 카르텔의 실체를 추적하는 수사관인 '오예진' 역을 맡았다.
서은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건 시나리오다. 서은수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뜨거워졌다"며 "내가 부산 출신이라서 사투리로 쓰인 역할이라는 점에서 욕심이 컸고, 이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오예진이라는 캐릭터를 위해 A4 용지를 빼곡히 채우며 분석을 이어갔다. 서은수는 "오예진을 너무 하고 싶었다. 어떤 인물인지, 어떻게 살아왔을지 하나하나 적으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예진 캐릭터의 핵심은 부산 사투리였다. 서은수는 "평소에는 사투리를 쓰고, 사회생활을 할 때는 서울말을 쓰는데 촬영하면서 굉장히 편했다"며 "더 사투리적인 게 뭘까 고민하고, 내 말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고예' 같은 말투는 요즘보다 훨씬 옛날 느낌이라 할머니와 대화를 많이 나누며 직접 여쭤봤다"며 "그 시대 말투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은수는 외형과 분위기 역시 치밀하게 설계했다. 서은수는 "그 시대, 남자들로 가득한 마약반에서 살아남은 여자라면 평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날 것 그대로의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선배들의 조언에 오예진만의 '엣지'를 고민했다. 서은수는 "부산에 사는 여자이고, 억척스러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시대 부산 여자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말도 거침없고 시원시원한 에너지가 있더라. 그런 기운을 캐릭터에 흡수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오예진의 곱슬머리 헤어스타일은 우민호 감독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신입 수사관 설정에 맞춰 긴 생머리가 논의됐지만, 감독은 고민 끝에 히피펌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이게 나한테 어울릴까?' 걱정도 됐다. 그런데 감독님이 '나 믿어'라고 하셨다. 그 머리를 했을 때 힘이 생겼다"고 전했다.
서은수는 "촬영을 하며 점점 익숙해졌고, 그 머리를 해야 비로소 예진이로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게 방향을 잡아주셔서 감사하다. 긴 생머리였다면 예진의 매력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은수는 오예진을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온도가 가장 뜨거운 여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힘든 걸 알면서도 그 뜨거움에 몸을 던지는 인물이다. 불구덩이라도 들어가는 친구다. 정의롭고 강단 있는 역할은 해왔지만, 이렇게 물불 안 가리는 캐릭터는 처음이었다"고 했다.
서은수는 가장 애착을 느끼는 회차를 2화로 꼽았다. 그는 "분량도 가장 많고, 강대일 검거 장면을 대본과 다르게 만들어갔다"며 "선배님과 애드립으로 장면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길 추격 신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서은수는 "차에서 내려 산을 오르는 장면인데 정말 높은 산이었다. '눈 돌아서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우사인 볼트처럼 전력 질주했다"며 "촬영이 끝나고 나니 정말 너덜너덜했다"고 웃었다.

시청자 반응도 실감하고 있다. 서은수는 "극이 진지하게 흘러가다가 예진이가 나오면 환기가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역대급 인생 연기'라는 댓글에는 좋아요를 눌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부산 출신 친구들의 반응도 의미 있었다. "대본을 읽어달라고 했더니 '내가 네 연기 선생님이다'라는 말이 돌아왔다"며 "부산 사투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고, '네 옷을 잘 입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은수는 자신의 이미지 변화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데뷔 후 청순한 역할을 많이 했지만, 내 안에는 예진이 같은 모습이 더 많다"며 "이제는 주체적인 캐릭터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20대 때는 현장에서 너무 긴장해 사람들도 잘 못 봤고, 잘하고 싶은 욕심에 스스로를 몰아붙였다"며 "메이드 인 코리아는 내 터닝포인트였다. 현장이 너무 좋고, 연기가 정말 재미있어졌다"고 밝혔다.
촬영 없는 날에도 현장을 찾을 만큼 작품에 몰입했다. 서은수는 "일본 촬영 때도 쉬는 날 현장에 갔다. 보고 싶어서 갔다"고 말했다.

현재 '메이드 인 코리아'는 시즌2 촬영이 진행 중이다. 서은수는 "시즌 2에서 예진은 다른 결의 인물이 된다"며 "마약수사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인물의 선택과 신념이 더 또렷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예진의 광기와 집념, 신념이 더 강해지고 각 캐릭터가 훨씬 풍성해지면서 충돌도 더 세질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데뷔 10년 차를 맞은 서은수의 목표는 분명하다. 서은수는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이 역할이 서은수였다'라는 말"이라며 "'얼굴이 다른데?'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끝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처럼 찬란한 현장을 또 만나고 싶다"며 "조만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