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A "자동차 부품 관세 전면 철폐, 양측 제조업 모두에 유리"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와 유럽연합(EU)이 이달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 업계는 협상이 지나치게 인도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유럽에는 실익이 없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인도 비즈니스 스탠다드(BS)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업계 로비 단체인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의 전면 철폐야말로 인도와 유럽 양측의 제조업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며 "EU는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면서 타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CEA는 "현재의 협상 내용은 쿼터(할당량) 및 수입 허가제, 시장 분할 규칙, 잔존 관세 등의 제한을 받고 있어 FTA가 체결돼도 그 혜택을 누리기 힘들 수 있다"며 "양측은 제한을 완화하고, 특히 장기적인 시장 규모를 염두에 두고 의미 있는 할당량을 부여하는 데 있어 야심찬 자세를 취해야 한다. 부품에 대한 관세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동차 부문은 인도와 EU 간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EU는 자동차 관세의 대폭 인하를 원하고 있는 반면, 인도는 고용 및 국내 자동차 산업이 받을 수 있는 타격을 우려해 이 부문에 있어 보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도는 앞서 영국과의 FTA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관세 인하 및 시장 접근성 개선에 합의했다. 다만 이 역시 소형차 부문은 보호하고, 대형차 부문 또한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식이었다.
타타 모터스와 마힌드라 앤드 마힌드라 등 인도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소형차 시장은 관세 인하를 최소화하거나 유예했고, 영국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가진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개방하되 이 역시 전면 개방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인도는 EU와의 협정에서도 '영국식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제한된 물량(쿼터)에 대해서만 단계적으로 관세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낙관하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관세 인하를 원하는 EU 제조사들로서는 인도가 제시하는 쿼터 물량이 너무 적어 수출 확대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소형차 관세 장벽이 유지된다면 이 분야 진출을 원하는 유럽 업체들의 시장 진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라 인도 내에서 생산된 부품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40~50%)이어야만 FTA 혜택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인도 측 입장도 유럽 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고성능 차량이나 전기차의 정밀 부품은 본국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인도의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공급망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비용과 기술 면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가 자동차 안전 규정·배기가스 기준·인증 절차 등과 관련해 유럽 표준과 다른 자국 기준을 고수하고 있는 것 역시 보호무역조치의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영국보다 EU의 대인도 자동차 수출량이 많다는 점, EU의 경제 규모 및 영향력이 영국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인도가 EU에 대해 더 큰 쿼터를 제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ACEA는 "이번 협정은 단순히 차량 수출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인도 내 생산 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FTA 체결 후에도 이러한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A의 국제 무역 담당 이사인 조너선 오리어던은 "향후 며칠 내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정치적 압박이 상당한 것 같다. 우리는 긴박한 협상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환영하지만 서둘러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지금 합의된 조건들이 앞으로 오랫동안 협정을 규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종 결과가 유럽과 인도 양국의 산업계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