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심사가 장기화되면서 엔비디아의 대(對)중국 H200 인공지능(AI) 칩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려던 H200 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이후에도 최종 라이선스를 받지 못한 채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검토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고객사들 역시 라이선스 승인 여부와 조건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H200 주문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의를 통해 H200 칩의 대중 수출을 허용받으며 중국 시장 복귀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황 CEO는 중국 AI 칩 시장이 연간 5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해 공급망에 H200 생산 확대를 지시했지만, 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일부 협력업체들은 핵심 부품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0 수출을 허용하면서도, 행정부에 국가안보 검토를 통해 수출 조건을 엄격히 설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H200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국무부·국방부·에너지부가 개별 라이선스를 공동 심사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상무부는 자체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무부가 보다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부처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국무부가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경쟁사 AMD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국은 해당 합의를 통해 중국향 AI 칩 판매 매출의 25%를 가져가는 한편, 수출 라이선스 승인에 엄격한 기준을 도입했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출하 물량의 절반을 미국 고객에게 공급해야 하고 ▲미국 내 제3자 시험기관의 검증을 의무화하며 ▲칩의 최종 사용처에 대한 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중국 기업이 해당 칩을 군사·정보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할 수 있는지도 주요 심사 대상이다.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 허용은 기존 미국의 강경한 기술 통제 기조를 뒤집은 조치로, 워싱턴 정가 내에서도 논란을 불러왔다. 황 CEO는 지난해 백악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며 수출 금지가 중국의 화웨이와 같은 토종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다수의 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정부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규제 당국은 일부 기술 기업에 한해 H200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미국의 라이선스 승인 여부를 지켜본 뒤 세부 조건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H200의 대량 유입을 전제로 한 계획을 접고, 대체 AI 칩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MD의 리사 수 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자사 MI325X 칩 역시 아직 미국 정부의 수출 라이선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