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중국이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의 자민당 압승을 예상 밖의 결과로 받아들이며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만 문제와 안보 정책을 둘러싸고 강경 노선을 유지해 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선거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더욱 굳히면서, 중국의 '압박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10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을 향해 경제·외교적 압박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자국민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 이중용도 제품의 대일 수출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 사태 관련 발언을 철회시키고, 여론 악화를 통해 정권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일본 내 여론은 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율은 선거 전까지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대중 강경 노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정치적 도박'이라 평가했던 조기 중의원 해산도 결과적으로는 자민당 대승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대일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은 변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선거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재차 요구하며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대일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다카이치 정권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으로서도 최소한의 관리 외교가 필요해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 대화의 창은 남아 있다...APEC·미중 변수 주목
요미우리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중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제2차 아베 정권 시절에도 양국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지만,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인 전례가 있다.
다만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둘러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재등장 이후 유럽 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며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고, 중국은 4월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일 간 균열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압승과 다카이치 정권의 안정화는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안보 관련 문서 개정과 헌법 개정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군사 대국화' 움직임으로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미중 갈등, 대만 해협 긴장, 미일 동맹 강화가 맞물리는 가운데, 한미일 공조와 중러 진영 간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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