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으면 특검 무용론"…정치권 책임론도 재부상 가능성
2차 종합특검, '겹치는 수사범위'…또다시 대규모 투입 불가피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해 180일 동안 예산 90억 원을 투입해 전방위 수사를 벌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법원에서 잇달아 1심 공소기각·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설 연휴 이후 출범을 앞둔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2차 종합특검의 수사 범위가 김건희 특검과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다시 투입하고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특검 무용론'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소해도 법원 문턱 못 넘었다"…김건희특검 성적표 논란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6개월간 특검보·파견검사·수사관 등을 대규모로 투입해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대상은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과 정치권·권력기관 개입 의혹까지 포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이 기소한 사건 일부가 재판 단계에서 공소기각 또는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특검 수사 자체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지난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집사' 김예성씨에 대해 일부 무죄 및 일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공소사실은 수사가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고 보이지 않고, 의혹의 중요한 수사 대상인 투자금과도 무관하며 범행 시기도 광범위하다"며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김건희 특검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한 김모 국토부 서기관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라는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는 구조"라며 "그런데도 법원에서 공소 유지가 흔들리면 수사 성과에 대해 강하게 공격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2차 종합특검, '겹치는 수사범위'…또다시 대규모 투입 불가피
특히 이르면 설 연휴 이후 본격 출범을 앞둔 2차 종합특검의 경우 수사 범위가 김건희 특검과 교집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김건희 특검이 핵심 사건을 상당 부분 수사해 기소까지 진행한 만큼 2차 종합특검이 새롭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존 수사의 미진한 부분 보완 수사 ▲새로운 혐의 구조 입증 ▲추가 피의자 특정 방식 등으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사건을 재구성해 다시 기소하더라도 법원이 앞선 판단을 크게 바꾸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기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건 가능하지만 법원 판단이 이미 나온 사안이라면 결과를 뒤집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증거나 법리 구조가 필요하다"며 "특검이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재탕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성과 없으면 특검 무용론"…정치권 책임론 재부상 가능성
정치권에서는 2차 종합특검이 출범할 경우 다시 대규모 인력·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부담을 의식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특검은 출범 과정에서부터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었다'거나 '권력형 의혹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의식이 동력이 되지만 반대로 재판에서 성과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정치적 수사' 또는 '세금 낭비'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안고 있다.
검사 출신 김경수 변호사는 "특검은 정치권이 합의해 만드는 제도인 만큼 성과가 없을 경우, 수사기관만이 아니라 입법부의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은 수사 성과와 함께 공소 유지까지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 "공소유지 능력·수사 설계가 관건"…2차 특검 과제
법조계에서는 2차 종합특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경우 단순히 수사 범위를 넓히는 방식보다는 '재판에서 살아남는 수사 설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검 수사가 정치적 논란을 넘어 실질적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증거 능력 논란을 최소화하고 ▲위법수집증거 배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며 ▲공소 유지 전략까지 포함한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은 출범 자체가 애초에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하는데 초반에 너무 무리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김건희특검에서 반복된 공소기각·무죄 흐름이 2차 종합특검으로 이어질 경우 신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