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뚜렷...대기업 지배구조 변수
LS사태 학습효과...대기업들, 정부 기조 변화에 촉각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3월 정기 주주총회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확대되면서 대기업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정기주총에서 정부 방침대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예상돼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대기업 지배구조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LS그룹의 계열사 상장에 직접 제동을 건 데 이어 최근에는 보도자료 문제로 대한상공회의소를 직접 저격하는 등 재계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선 바 있어 국민연금의 주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정부부처 및 재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다음달 정기주총부터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준을 기존 '지분율 10% 이상'에서 '지분율 5% 이상'으로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활동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로서 입장을 알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촉발한 최근 정부 여당의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국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내실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활동 감독 권한을 금융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를 주요 대기업에 요구하는 스튜어드십 활동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금융활동 감독 능력이 부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자산 운용 과정에서 수탁자 책임을 다하도록 한 민간 자율 규범으로 2016년 12월 도입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최근 수년간 경영권 분쟁이나 지배구조 이슈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높았다.
불을 지핀 건 '주주권 강화'를 직접 챙기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직접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국민 주식을 갖고 있으니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통제는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해당 기업 대주주들의 전횡을 막거나 잘못된 경영을 시정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적 책임 투자를 독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3월 주총부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확대되고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로 입김이 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에 맞춰 주주권 행사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일 KT의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업과의 비공개 대화, 주주제안 등 보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가능한 단계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KT의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꾼 뒤 최근 비공개대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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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는 총 269개로, 이 가운데 국민연금은 LS(13.49%)을 비롯 HD건설기계(13.38%), HD현대인프라코어(13.21%)에 대해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POSCO홀딩스(8.09%), 삼성전자(7.74%)와 SK하이닉스(7.35%), 현대차(7.31%), 한화에어로스페이스(7.92%), 두산에너빌리티(7.86%), KT(7.05%), 삼성바이오로직스(6.68%), 삼성에피스홀딩스(6.70%) 등 주요 대기업의 지분 역시 5%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KT에 대한 투자 목적을 변경한 것은 경영 개선과 거버넌스 이슈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LS 사례처럼 정부의 기조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