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김종혁 '제명'에 이어 친한계 연속 중징계
한동훈 "숙청"…배현진 "서울 공천권 강탈" 반발
[서울=뉴스핌] 송기욱 신정인 기자 =대표적인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당의원)이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으며 당내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 처분에 이어 친한계 핵심인 배 의원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내리며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다.
여기에 친한계 의원들이 지도부를 향해 공개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에 나서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내홍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 설 연휴 하루 앞두고 내려진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배현진 "서울 공천권 사유화 속내" 반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13일 오후 언론에 결정문을 배포하고 "배현진을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와 윤리규칙 제4조 제1항의 제2호, 제6호, 그리고 제7호의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의 핵심 사유는 지난 1월 발생한 아동 사진 무단 게시 건이다. 배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던 네티즌의 가족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올리며 비방성 글을 게시해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윤리위는 이를 '디지털 아동학대'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중대한 일탈로 판단했다. 특히 배 의원이 사건 발생 불과 2주 전 '사이버 괴롭힘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는 점을 들어 본인의 행위가 문제임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인사들과 관련된 비방 게시글도 징계 판단에 포함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SNS 게시글은 심각성과 과도성이 인정돼 경징계인 '경고' 처분을 받았으며, 장동혁 당대표의 단식을 조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주의 촉구' 권고가 내려졌다.
배 의원은 윤리위 발표 이후인 오후 6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상했던 그러나 납득할 수 없는 징계"라며 "오늘 장동혁 지도부는 기어이 중앙윤리위 뒤에 숨어서 서울의 공천권을 강탈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오늘 발표된 갤럽 지지율 22%, 또한 우리 당의 텃밭이라는 대구경북에서조차 13%p(포인트)를 폭락시키며 민주당과의 초유의 동률을 만든 장동혁 지도부의 생존 방식은 지금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보시듯 당내 숙청뿐"이라며 "당내에서 적을 만들고 찾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하는 무능한 장 대표가 다가올 지방선거를 감당할 그 능력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사실상 파산 위기로 몰아넣은 장동혁 지도부가 저 배현진의 손발을 1년간 묶어서 서울의 공천권을 아무 견제 없이 사유화하고 자신들의 사천은 관철하려는 속내를 서울의 시민들께서 모르시겠나"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오늘 우리 서울시당을 사고 시당으로 지정하고 배현진 체제의 모든 선거 실무 조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무려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무리한 칼날을 휘두른 장 대표와 지도부에게 경고한다"며 "그 칼날은 머지않아 본인들을 겨누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윤리위 "정치적 고려 없다" 했지만…한동훈 "공산당식 숙청" 친한계 집단 반발 확산
윤리위는 결정문에서 "정치적 상황, 여론 지형, 선거에서의 유·불리, 당내 분위기, 특정 정치적 주장에 대한 선호 여부 등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게 심의하고 판단한다면 윤리위원회의 결정의 신뢰성은 물론이고 그 존재 이유 자체도 도전받게 될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와 무관한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징계 직후의 반발은 친한계 전반의 집단 행동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박정훈·한지아·안상훈·유용원 의원 등이 동석했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윤어게인 당권파에 의한 숙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서울시당의 지방선거 공천 권한을 빼앗기 위한 것이라며, 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일부 당권 세력이 당을 "공산당식 숙청 정당"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또 이번 징계가 정권 폭주를 견제해야 할 중요한 선거를 스스로 포기하는 자해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배 의원 징계로 민주당발 '4심제' 이슈를 덮어줬다며, 당권파가 오히려 민주당 정권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지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서울시당 의원 징계는 다가올 서울 선거 패배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했고, 박정훈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당원 선거로 선출된 시당 의원을 징계하는 것은 민주당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며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안상훈 의원 역시 "지방선거 포기 선언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도 별도 성명을 통해 당내 진행 중인 모든 징계 절차의 중단을 요구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 공천권 중앙집중 논란… 지방선거 앞두고 내부 소모전 우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공천 권한 배분을 둘러싼 계파 갈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공천 관련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단체장 후보자나 최고위원회가 전략 지역으로 지정한 지역에 대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직접 심사·추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차 추천 권한을 행사하고 중앙당이 이를 추인하는 구조였으나, 이번 개정으로 서울에서는 '친한계' 배 의원과 박정훈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구청장와 고동진 의원의 지역구인 강남구청장 공천을 중앙당에서 직접 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이 배 의원의 모든 권리가 박탈되면서 서울 지역 공천 주도권이 사실상 장동혁 지도부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친한계는 이를 두고 "공천권 강탈"이라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vs 한동훈' 갈등의 파장이 지방선거 국면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은 수도권 선거의 핵심 축이자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계파 간 힘겨루기가 공천 국면까지 이어질 경우 후보 경쟁력 검증보다 내부 충돌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채 장기화될 경우, 이번 징계 사태가 단순한 인사 조치를 넘어 지방선거 성적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