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저공경제(드론·eVTOL), 체화 인공지능(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6G), 신에너지·스마트카, 상업우주·바이오 제조 등 전세계가 눈독을 들이는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중국의 상용화 행보가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기간 동안 신흥·미래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행동계획을 예고하며, 전국 차원의 시범기지·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정부 투자펀드·R&D 프로젝트·인재 프로그램을 총동원해 미래산업을 선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략 대상에는 집적회로, 신형 디스플레이, 첨단 소재, 항공우주, 저공경제, 바이오의약, 인공지능, 위성 인터넷·사물인터넷, 6G 등이 포함된다.
최근 완료된 지방 양회에서 정책 문건을 관통한 키워드는 '신품질생산력(기술혁신)'이었다. 전통 제조업 위에 AI·로봇·신에너지·디지털 인프라를 덧입혀, 생산성·부가가치 구조 자체를 갈아엎겠다는 장기 플랜이다.
이러한 방향은 오는 3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다시금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도구를 통해 중국의 5대 미래산업 선점을 위한 상용화 현주소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1. 저공경제 : 하늘을 여는 '제2의 고속철'
저공 경제는 민간 항공기·드론· 전기수직이착륙비행기(eVTOL) 등이 운항하는 1000~4000m 공역을 상업화하는 산업군이다.
선전·상하이·청두·스자좡(石家莊) 등의 도시는 물류 드론, 산업 설비 점검, 응급의료·소방, 관광·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서 파일럿 구역을 지정해 상용 테스트를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상하이는 2027년까지 저공경제 산업 물류 루트와 eVTOL 시험선을 구축하고, 관련 산업 서비스(설계·테스트·법률 서비스 등)를 육성하겠다는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도 저공 경제를 신흥 기둥산업으로 지정하고, 공역 관리·보험·안전 기준 등 제도 정비, 저고도 항행 관리 시스템·센서·통신 장비 등 인프라와 장비 산업을 함께 키우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고속철·고속도로에 이은 '3차원 교통 인프라'로 저공 경제를 상용화해, 물류비 절감·관광·응급서비스·신규 제조업(드론·eVTOL)을 동시에 건드리려는 그림이다.
2. 휴머노이드 로봇 : 공장·서비스 현장으로 투입
중국은 2025년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 원년'으로, 2026년을 본격적인 대량 배치와 상용화 가속의 분기점으로 설정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전용 혁신센터·표준화·실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상하이·베이징·저장 등의 지역은 휴머노이드 로봇,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생체모사 지능, 양자 정보, 바이오제조 등을 '미래산업'으로 묶어 클러스터 조성을 선언했다.
체화 인공지능(embodied AI)은 대규모 언어모델·비전모델을 로봇·드론·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기기에 넣어 복잡한 현실환경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중국은 산업용·서비스용 로봇, AI 의료기기, 자율이동 로봇(물류·창고·공장)을 묶어 'AI+제조' 패키지의 중심에 두고 있다.
현재 당국이 설정한 전략적 목표는 두 가지다.
제조 현장에서 인간 노동을 대체·보완해 인건비·안전 리스크를 줄이고, 서비스·헬스케어·물류 등 고부가 서비스 산업에서 '로봇+AI' 상용화를 통해 새로운 내수와 수출 품목을 동시에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3. 신에너지차·스마트카·배터리 : '중국 입지 공고화'
새로운 미래산업 중 다수가 아직 적자 또는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신에너지차(NEV)·배터리·스마트카는 이미 상용화에서 중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 기간 동안 NEV, 태양광, 해양공정장비 등은 빠르게 규모를 키우며 '메이드 인 차이나' 브랜드 파워를 강화했다.
베이징·광둥 등은 NEV, 집적회로, 바이오의약을 고성장 산업으로, 저장은 신에너지·신소재·지능형 커넥티드카를 신흥 기둥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신에너지차를 자율주행·차량용 OS·칩·센서, 초급속충전·배터리 교환·V2G, 차량용 로봇·AI 어시스턴트와 결합해 '바퀴 달린 AI 단말기'로 진화시키는 데 정책·산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에너지·스마트카는 이미 중국의 핵심 수익창출원이면서, 다른 미래산업(배터리, 저공경제, 로봇, 차량용 AI)의 테스트베드 역할까지 동시에 수행하는 축이다.
4. 상업우주·위성인터넷·바이오제조 : '긴 호흡'의 전략 옵션
중국이 '미래형 산업'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또 다른 축은 상업우주·위성인터넷·바이오제조·차세대 통신(6G)이다.
산업정책 문건은 상업용 우주발사, 위성 제조·서비스, 위성 인터넷·사물인터넷을 신흥 산업으로 명시하고, 위성 IoT·해양·농업·물류 분야 상용화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제조·바이오의약·의료기기 역시 미래산업 클러스터 후보로 꼽히며, 특히 저장·베이징은 바이오제조와 시각 건강(안과·렌즈·기기)을 전략 분야로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6G는 아직 표준화·R&D 단계지만, 정부는 6G 연구를 강화하고 '체현형 AI·메타버스·위성통신'과 연계된 미래 네트워크로 포지셔닝한다.
상업우주·위성·6G·바이오제조는 5~10년 단위의 긴 호흡이 필요한 분야지만, 국가안보·기술패권·수출 품목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포기하기 어려운 전략 옵션으로 평가된다.
5. '상용화 속도전'에 담긴 중국식 계산법
중국이 이런 미래형 산업의 상용화에 유독 속도를 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부동산·인프라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면서, AI·로봇·저공경제·신에너지·바이오 같은 신산업이 '향후 10년의 성장엔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동맹국과의 기술·안보 경쟁 속에서, 자체 산업체인을 갖춘 미래산업은 기술 자립·수출 협상력을 동시에 높이는 수단이 된다.
중국은 AI·신산업에서 '기초 연구의 절대적 선두'보다는, 스케일·비용·실제 현장 적용 속도에서 우위를 노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규모 시범구·완성형 제조 생태계를 이용해, 경쟁국보다 더 빠르게 상용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