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증거 인멸 및 위증 의혹을 받고 있는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비공개 증언 청취를 위한 위원회 조사(deposition)에 출석해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전 워싱턴DC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열린 법사위 산하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번 증언 청취 과정에서 그는 한국 정부와 국회가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해 차별적이고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
로저스 대표는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 "한국 소비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 "오늘 어떤 내용을 증언할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번 비공개 청문회는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등이 "한국 정부가 미·일 무역 합의에도 불구하고 쿠팡을 표적 공격하고 있다"며 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성사됐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조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장벽이자 차별적 조치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내 상황은 엄중하다. 현재 로저스 대표와 쿠팡은 ▲정보 유출 규모 축소 및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 관련 위법 판결을 내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등을 동원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어서 이번 사태가 한미 통상 관계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정부 "기업 로비에 의한 압박일 뿐" 일축
우리 정부는 미 의회의 이번 움직임을 '외교적 사안'이 아니라 쿠팡 측의 전방위 로비가 빚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쿠팡이 미 의회를 통로로 한국 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을 압박하려 한다는 인식이다.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사가 국내법 위반 의혹에 따른 정당한 절차이며, 미 의회가 기업의 로비에 휘둘려 타국의 사법 주권을 침해하거나 통상 압박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로저스 대표의 이날 법사위 출석에 대한 미국 주요 언론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쿠팡이 미국 기업임을 내세워 이번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을 방어하려 애쓰고 있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는 이 사안을 둘러싼 관심과 논쟁이 아직까지 두드러지게 확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