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중국 현대미술의 독보적 시각을 견지해온 작가 진더펑(金德峰, Jin Defeng)을 초청해 개인전 '명멸하는 장엄'을 개최한다.
진더펑은 중국 샤먼과 베이징 숭좡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동양적 사유와 현대적 조형 언어를 결합하는 데 매진해온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적인 회화 관습을 과감히 해체하고, 그 파편 위에서 새로운 예술적 생명력을 복원하는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펼쳐 보인다.

진더펑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파화(破畵, 회화를 부수다)'다. 그는 완성된 화면을 고수하기보다 의도적인 균열과 파괴를 가함으로써 박제된 미학에 숨을 불어넣는다.
2월 27일부터 4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평생에 걸쳐 천착해온 이 철학적 화두를 바탕으로 '파각(破壳)', '파동(破洞)', '파해(破解)' 연작 30여 점이 공개된다. 그의 화폭은 도시 문명이 발산하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명멸하는 환영을 담아내는 동시에,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지독한 고독과 허무를 장엄한 시각 언어로 번역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최태만 국민대 교수는 "진더펑의 작업은 소멸해가는 것을 장엄이라는 예술적 의식을 통해 다시 살려내는 과정"이라며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파괴를 통해 창조로 나아가는 이원적 통합의 미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시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전통 공예의 정교함이 결합된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물질적 풍요 뒤에 숨겨진 고독과 생명의 순환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진더펑의 작품은 디지털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오히려 거친 마찰음이 들리는 듯한 화면의 질감을 강조한다. 이는 매끄러운 시각 정보에 대항하는 인간적 노동의 가치이자, 예술가로서 견지해온 수행적 태도의 결과물이다.


캔버스 위에 새겨진 날카로운 흔적들은 도시의 화려함이 남긴 상흔인 동시에,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는 균열의 틈이기도 하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이수문 관장은 "진더펑의 작품은 디지털 시대의 매끄러운 이미지 이면에 숨겨진 뜨거운 인간적 노동과 수행의 가치를 일깨워준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과 중국 현대 미술의 깊이를 확인하고 새로운 미학적 연대를 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화려한 빛과 어둠, 파괴와 생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더펑의 '명멸하는 장엄'은 파주 헤이리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두 달간 관람객을 맞는다.
atbod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