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낭비·지연 피해 '심각'…수익성·정시운항 확보 총력
대한항공·아시아나·제주항공 등 이미 유사 제도 시행 중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진에어가 탑승 수속을 마친 뒤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는 '게이트 노쇼' 승객에게 위약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단순히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단계를 넘어 보안 구역에 입장한 뒤 고의로 탑승을 취소해 항공기 지연을 유발하는 악성 노쇼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제적 페널티를 매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이날부터 국제선 승객을 대상으로 '게이트 노쇼 위약금' 제도를 시행한다.

항공권 구입 후 탑승 수속 마감(출발 50분 전)까지 취소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는 '카운터 노쇼'의 경우 15만원을 부과한다. 하지만 수속을 마치고 출국장에 입장한 뒤 탑승을 취소하거나 게이트까지 갔다가 타지 않는 '게이트 노쇼' 승객에게는 이보다 두 배 높은 30만원을 받기로 했다. 이 위약금은 기존 항공권 환불 위약금과는 별도로 적용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발권 후 탑승하지 않는 승객에 대한 규정을 강화해 운항 정시성을 확보하고 실제 탑승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진에어가 이처럼 강력한 위약금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최근 공항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팬덤 노쇼 사태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아이돌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하고 출국장과 면세 구역까지 들어온 뒤, 이 유명인이 탑승하면 본인은 정작 비행기를 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게이트 노쇼가 항공사의 운영 효율을 넘어 타 승객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보안 규정상 승객이 게이트 입장 후 다시 밖으로 나가는 '역사열' 상황이 발생하면, 항공사 직원이 해당 승객과 동행해야 한다. 탑승 수속으로 업무가 몰리는 시간에 직원들의 업무 로드가 과중되는 것은 물론, 보안 검색 재실행과 명단 확인 절차 등으로 인해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승객이 탄 항공기가 수십 분씩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출발 직전 반복적인 항공권 취소는 항공사의 좌석 재판매 기회도 제한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노쇼 승객이 자리를 점유함으로써 실제 여행을 가고자 했던 고객들이 이용 기회를 놓치는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다"며 "재고가 없는 항공산업 특성상 위약금 없이 취소를 허용할 경우 영업 기회를 그대로 날리는 손실은 항공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결국 좌석을 비운 채 운항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수익성 악화와 정시운항 차질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발 빠르게 대응 중인 항공사들도 있다. 일반석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국제선 게이트 노쇼 시 최대 30만원을, 아시아나항공은 5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카운터 노쇼는 당일 취소 수수료 외 별다른 위약금은 없지만, 게이트 노쇼의 경우 2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별도의 노쇼 위약금 없이 출발 이후 취소 수수료로 20만원을 부과해 상대적으로 페널티 문턱이 낮은 편이다. 티웨이항공도 수수료 외에 별도 위약금은 없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유명인의 출국을 보기 위해 조직적으로 항공권을 예매했다가 무더기로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항공기 지연은 결국 실제 탑승한 승객들의 시간적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항공업계 전반에서 게이트 노쇼에 대한 위약금 수위를 높여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