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자사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제한하려다 미 국방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미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blacklist)' 조치를 차단해달라는 소송을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앤스로픽은 소송장에서 이번 지정이 "불법적이며 표현의 자유와 적법 절차에 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앤스로픽 측은 "정부가 보호받아야 할 기업의 정책을 처벌하기 위해 거대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번 조치는 전례가 없는 초법적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AI 모델의 '안전 장치(Guardrails)'다. 국방부는 앤스로픽에 자율형 무기 체계나 미국 내 민간인 감시 용도로 AI를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한 가드레일을 제거하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앤스로픽은 "현재의 AI 기술은 자율 무기를 통제할 만큼 신뢰할 수 없으며 국내 감시는 근본적 권리 침해"라고 주장했다.
결국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미 이란 내 군사 작전 등에서 AI 기술을 활용 중이며 앤스로픽의 제한 조치가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앤스로픽과의 협력 중단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향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앤스로픽 기술을 연방 정부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퇴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구글과 아마존으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유치한 앤스로픽의 공공 부문 사업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는 오픈AI는 국방부의 앤스로픽 블랙리스트 발표 직후 국방부 네트워크 사용 계약을 체결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무기 체계에 대한 인간의 감독과 대량 감시 반대라는 국방부의 원칙을 신뢰한다"고 밝히며 정부 기조에 힘을 실었다.
현재 미 국방부는 앤스로픽과 오픈AI, 구글 등 주요 AI 업체와 각각 최대 2억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앤스로픽의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다른 AI 기업들이 정부와 기술 활용 범위를 협상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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