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상장사 에이엔피가 최근 일주일 사이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기간 상승세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엔피 주가는 이달 초 4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다가 지난 5일과 9일 큰 폭으로 상승하며 단기간 상승폭을 키웠다. 이후 전날(10일)에는 장중 999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고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전 거래일보다 9.08% 내린 7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일주일 사이 주가 변동폭이 급격히 확대된 셈이다.
당시 시장 환경도 평온하지 않았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고 국내 증시 전반은 급락 압력을 받았다. 이런 장세 속에서도 에이엔피는 단기 급등 흐름을 보이며 시장 전체와는 다른 움직임을 나타냈다.
단기 급등세가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에이엔피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최근 5거래일 상승률이 60%를 넘고 같은 기간 업종지수 상승률의 5배 이상을 기록하는 등 과열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유에서다.
◆ 고부가 PCB 제품으로 무게중심 이동
에이엔피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제조 기업이다. 자동차 전장용 PCB를 중심으로 산업용·통신용 PCB 등을 생산하며 주요 고객사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케피코 등이 거론된다. 1981년 설립된 뒤 1988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2022년에는 시트커버 사업을 인수해 자동차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회사가 내놓은 사업 구조 전환 전략과 맞물려 있다. 에이엔피는 지난 2월 자동차용 범용 PCB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사양·고부가 PCB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고적층 PCB 등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 비중을 늘리고 로봇 액추에이터 등 신규 적용처로 제품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자동차 전장 중심 구조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달 9일에는 일본 기술기업 에이터링크 솔루션에 적용되는 무선전력전송(WPT)용 PCB 공급 계약도 발표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장거리에서 전력과 데이터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공장,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로봇 분야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사는 이번 공급을 통해 고부가 PCB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로 전환하기 위해 고사양·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적 구조조정과 전환 배치를 통해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며 내실을 다졌다"며 "올해는 설비 투자 확대 등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통해 구조 전환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경영진 유증 참여에도 적자 지속
최근 주가 상승이 곧바로 실적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급등을 두고 투기성 수급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단기간 급등 종목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사업 전환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에이엔피는 최근 1000억원대 연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이어지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외형은 유지되고 있지만 수익성 회복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엔피는 지난 2월 주당 500원에 총 200만주를 발행하는 1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전운관 대표와 최대주주 와이에스피측이 각각 100만주씩 5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했다. 신주는 이달 추가 상장됐으며 1년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수요가 커지고 있는 고사양 PCB 제조를 위한 설비 확보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면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향후에도 고사양 제품 생산 설비 확보와 기술 개발에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동화 가속으로 고사양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닌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고부가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고객 대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