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ETF 자금 이탈 뚜렷…최근 2주간 350억원 순유출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를 넘어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환율 변동에 노출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을 옮기며 '환투기형' 투자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익 기대가 커지면서 환헤지 전략을 외면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은 1517.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환율 환경이 이어지면서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 간 성과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TIGER 미국S&P500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5.63%를 기록한 반면 TIGER 미국S&P500(H)은 -3.79%에 그쳤고, KODEX 미국S&P500은 5.71% 상승했지만 환헤지형은 -4.09%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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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미국S&P500(5.66%)과 RISE 미국S&P500(H)(-3.99%), KIWOOM 미국S&P500(5.43%)과 KIWOOM 미국S&P500(H)(-3.63%), PLUS 미국S&P500(5.54%)과 PLUS 미국S&P500(H)(-2.72%) 등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동일 지수를 추종함에도 수익률이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지며 환율 방향이 성과를 좌우하는 모습이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TIGER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은 최근 6개월간 각각 4.40%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환헤지형 상품은 각각 -5.20%, -5.29%의 손실을 나타냈다.
환노출형 ETF는 환율 상승 국면에서 주가 변동에 더해 환차익까지 반영되면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반면 환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 영향을 제거하는 대신 헤지 비용이 발생해 강달러 환경에서는 성과가 상대적으로 제한되는 구조다.
자금 흐름도 환노출형으로 기울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주간 국내 상장 환헤지형 해외 주식 ETF에서 약 350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한 달 사이 TIGER 미국S&P500에 1351억원이 유입된 반면 환헤지형 상품에서는 21억원이 빠져나간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환헤지 전략을 줄이고 환노출형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환율 방향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해지면서 일각에서는 ETF 투자가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 전략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환노출형 상품의 경우 환율 변동성에 따라 수익률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기적인 환율 방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헤지 ETF는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 해외 자산의 기초가 되는 환율을 고정해 환율 변동 위험을 일부 혹은 전부 제한하는 것을 추구하는 ETF"라며 "환헤지 비용(20일 기준 1년 만기 달러/원 외환 스와프 포인트가 -16원가량) 및 해외 지수와 환율의 동행성을 감안할 때 부분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