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지상전 준비설 속 트럼프 확전·종전 엇갈린 메시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중동에 대규모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지상전 발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란이 "미군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천명했다.
이란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29일(현지시각) 국영 매체를 통해 "미국 병사들이 이란 영토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불 비를 퍼부을 것"이라며 "이란군은 미군을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BBC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강습함 USS 트리폴리호가 이끄는 해군 및 해병대 병력 3500명이 중동에 추가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병력 증강은 워싱턴포스트(WP)가 미 국방부가 수주 간 지속될 지상작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직후 이뤄졌다. 다만 미 당국은 실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해선 공식 확인을 피하고 있다.
악시오스(Axios) 역시 국방부가 이란에 '최종 일격(final blow)'을 가할 군사 옵션을 마련 중이며, 여기에는 폭격뿐 만 아니라 제한적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폭격기와 전투기, 항공모함, 미사일 요격체계 등 주요 전력을 중동에 전개한 상태다.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적은 겉으로 협상 신호를 보내면서도 뒤로는 비밀리에 지상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맹비난했다.
◆ 트럼프의 오락가락 메시지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 종료와 확전을 오가는 모순된 메시지를 내놓으며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쟁이 거의 끝나간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란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추가 타격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군사 작전을 이어가기 위해 의회에 2,000억 달러(약 270조 원) 규모의 긴급 예산 승인을 요청할 준비를 하는 등 무력행사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상군 투입 문제에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만약 보낸다 해도 절대 언론에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지상군 없이도 전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 '협상 중' 주장하는 美…이란 "대화도 협상도 아니다" 부인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 여부를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이란은 공식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은 있었지만 이는 "대화도 협상도 아니며 그와 비슷한 어떤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 중이며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협상 사실을 인정하면 자국민에게 살해당할 수 있어 두려워한다"고도 말했다.
미국 측은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삼아 이란에 15개 항목 종전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안에는 핵 프로그램 포기 요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과 전쟁 피해 배상, 중동 내 미군 기지 철수 등을 역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