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대표와 비공개 협상 여부 촉각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납기 준수가 생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실제 파업 돌입 시 대외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 타격이 불가피하다. 노사가 파업 예고일인 5월 1일을 앞두고 합의안을 도출하느냐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전날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참여자의 95.52%가 파업에 찬성했다. 투표에는 노조원 3678명 중 3507명(95.38%)이 참여했다.

노조는 4월 21~22일 사업장 인근에서 집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으며 5월 1일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노사는 13차례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초 노조는 사측에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 ▲1인당 격려금 3000만원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3년간 자사주 지급과 함께 주요 경영·인사 결정 과정에서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는 방안을 요구해 경영 개입 우려를 낳기도 했다.
반면 사측은 6.2% 수준의 임금 인상, 상여기초 200%의 격려금, 교대수당(15만원→20만원) 인상, 출산선물 및 출산 경조금 확대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도, 5월 1일 이전까지 사측이 전향적 태도로 수정된 안건을 제시한다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존림 대표 귀국 이후 비공개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박재성 노조위원장은 "지난 20일 존림 대표를 만났고, 차주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면 다시 한 번 보자는 정도의 이야기를 하긴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별도로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나 파업 등의 단체행동은 교섭을 이끌기 위한 수단일 뿐, 회사가 그 전에 전향적 태도로 수정된 안건을 제시한다면 대화는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최고 연봉과 복리후생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으로 창립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과 비교하더라도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파업의 이유가 단순히 임금과 복리후생 개선 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사내에서 발생한 인사문건 노출과 관련해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우에 대한 불만이 겹쳤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노사 갈등을 넘어 회사의 CDMO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사업인 CDMO는 고객사로부터 위탁받은 의약품 생산 물량을 정해진 일정에 맞춰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계약은 납기 준수와 품질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 신뢰도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사는 최근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기회를 잡기 위해 경쟁사인 론자와 후지필름 등 글로벌 CDMO 강자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공급망 리스크는 치명적"이라며 "공장 가동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신규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도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임금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