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집시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 확정…재심 통해 명예 회복
[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전두환 군부 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리고 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대학생들이 40년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헌정질서 파괴에 맞서기 위한 정당한 행위로 판단했다.
31일 관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 9단독 최지연 부장판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진 모 씨와 최 모 씨의 재심 사건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각각 A대학교와 B대학교 사학 관련 학과에 재학하다가 학생 운동과 관련해 제적된 뒤, 1986년 5월 서울 종로 일대에서 '광주 학살 원흉 처단'을 주장하는 유인물을 뿌리며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진 씨는 1986년 5월 17일 서울 종로구 종로 2가 일대에서 군중 약 200여 명이 모인 상황에서 유인물 100여 매를 살포하며 "광주 학살 원흉 처단하자"라는 구호를 여러 차례 외쳤다. 최 씨 역시 같은 장소 지하철 입구 지붕 위에서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같은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시위를 선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검찰은 이들의 행위가 "현저히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시위를 선동한 것"이라고 판단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1심 법원은 1986년 8월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을 선고했고, 피고인과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와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특별 재심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고 2025년 12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전두환 등은 1979년 12·12 군사 반란 이후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선포를 시작으로 1981년 1월 24일 비상계엄 해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헌정 질서 파괴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시기와 동기, 목적과 대상, 사용 수단,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 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로서 정당 행위에 해당해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