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소년범 처벌 연령 하향 주장이 여론에서 힘을 얻는다.
- 엄벌주의는 미국 삼진아웃제 실패 사례처럼 효과가 없다.
- 소년원 부족과 예방·치유 중심 정책이 필요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소년원 포화 현실 외면한 채 엄벌만 외치는 공허함
감정적 대응 넘어 예방·교정·회복 아우르는 대책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는 반복해서 힘을 얻는다. 흉포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어린 나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질 때마다 여론은 자연스럽게 처벌 연령 하향으로 기운다. 실제 현장에서 드러나는 소년 범죄의 양상도 가볍지 않다. 범죄는 늘고 수법은 대담해졌으며, 처분 수위를 둘러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법의 빈틈을 알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까지 거론된다.
그렇다고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는 것이 곧바로 해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범죄를 줄이겠다고 처벌 강화를 처방했을 때, 즉 엄벌주의 기조로 대응했을 때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한 선례가 있어서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0여 년 전, 그보다 20여 년 전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통과시킨 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이른바 삼진아웃제다. 세 번 이상 유죄 평결을 받으면 무기징역을 선고하도록 한 제도로 비폭력 범죄라도 전과가 세 차례 누적되면 평생 수감될 수 있게 한 강경책이었다.

이 제도는 높은 범죄율과 치안 불안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2000년대 이후 대량 투옥이 범죄 예방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랐다. 늘어난 재소자에 교정 비용만 불어나 미국은 해마다 막대한 예산을 교도소 운영에 쏟아붓고 있다. 범죄 억제라는 원래 목표만 생각하면 우리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인 셈이다.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에서 '처벌'은 아마 징역살이를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형사처벌 가능 연령이 너무 높다는 지금도 소년들을 가둘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주진우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소년원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1개 소년원(미결수용시설 포함) 중 6곳이 정원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년원을 짓지 못하는 큰 이유는 교도소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커서다. 소년도 어른처럼 감옥에 많이 보내자면서도 그 감옥을 우리 동네에 짓는 건 또 안된다니 무엇을 위한 분노인지 의구심이 든다.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분노의 기반이 된다 생각한다. 하지만 소년을 더 많이 재판에 넘기고, 더 많이 가두고, 더 오래 살게 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들을 구제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까.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사례를 들고 와보면, 지난 2021년 서울 양천구의 한 양부모가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법원까지 쫓아가 엄벌을 탄원했다.
입양아를 직접적으로 숨지게 만든 양어머니는 징역 35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지만 아이들이 적절한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하는 심사 체계가 충분히 갖춰졌는지, 입양 이후 아이의 안전을 살필 공신력 있는 관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친부모든 양부모든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와 사망 사건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충분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우리는 얼마 전 또 하나의 작고 소중한 생명을 비극적으로 떠나보내지 않았는가.
분노는 감정이다. 하지만 정책은 이성의 영역이어야 한다. 소년범이 너무 괘씸해서, 피해자가 너무 안타까워서라는 감정은 정책의 기반과 동기에서 그쳐야지 설계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
청소년이 범죄에 빠지는 경로를 어떻게 차단할지, 이미 범죄를 저지른 경우 진심으로 반성하게 할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반성 후 어떻게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도울지,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할지 이성적으로 논의한 끝에 개선될 정교한 제도를 기대해 본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