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현장체험학습 축소를 비판했으나 교사들은 안전사고 시 형사책임 부담이 근본 원인이라고 토로했다.
- 초등교사노동조합 설문에서 응답자 90.5%가 현장체험학습에 부정적이었으며 교사의 법적 책임 불안이 가장 큰 장벽으로 나타났다.
- 교원단체는 교육활동 중 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면책과 소송 국가책임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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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전남 사고 등 잇단 업무상과실치사 유죄에 불안 고조
전교조·교총 "소송 국가책임제 등 제도 개선 시급" 한목소리
"교육적 가치는 살리되 책임 구조 재설계해 안전망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현장체험학습 축소를 두고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비판한데 대해 현장 교사들이 잇따른 업무상과실치사 유죄 판결과 형사책임 부담이 근본 원인이라며 토로하고 있다.
이 대통령 발언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교육적 가치를 살리면서 책임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 초등교사 2만1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5%가 현장체험학습 추진에 '매우 부정적' 또는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학습 추진 시 가장 큰 심리·물리적 장벽으로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의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49.8%)과 '학부모 민원에 대한 두려움'(37.0%)을 꼽았다.
안전요원이 배치된 체험학습을 인솔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7%였지만 이 가운데 44%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업무만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런 응답 뒤에는 실제 사고 이후 인솔 교사에게 유죄가 선고된 사례가 잇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인솔 교사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사고와 관련해 광주지법이 인솔 교사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두 사건 모두 재판부가 전방 인솔 중 뒤를 자주 돌아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교사의 사전 주의의무 위반을 유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요새 학교에서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한다"며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인데,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단체활동을 회피할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안전요원 보강과 인력 추가 채용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교원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다음날인 2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기피하는 이유는 안전요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고가 나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현장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가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서는 숙박형 체험학습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은 10%에 그친 반면 사고 발생 시 형사책임에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89.6%에 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대통령 발언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법적·행정적 보호 장치 부족과 과도한 업무 부담이 심각한 상황에서 체험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특히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 판결에서 보듯 예측 불가능하고 고의가 아닌 안전사고에도 교사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현실이 교사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는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면책과 소송 국가책임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역시 현장체험학습은 교육활동의 일환으로서 존속돼야 하지만, 지금의 책임 구조는 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강영미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현장체험학습은 교육 활동의 일환"이라며 "체험학습을 없애자는 논의보다 사고 발생 시 책임자의 부담을 어떻게 덜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 없이 무조건 책임을 부여하지 말라고만 주장하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안전하고 유익하게 현장체험학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사의 책임과 국가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예측 가능하고 예방 가능한 위험에 대해서는 교사가 충분히 대비해야 하지만 구조적으로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모두 교사에게 떠넘기는 현재의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며 "국가와 교육청이 안전 인력과 시스템을 책임지고 교사는 교육 내용과 학생 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는 분명한 만큼 교사·학부모·학생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망을 서둘러 만드는 것이 갈등을 풀 열쇠"라고 덧붙였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