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학교 현장체험학습 감소를 지적하며 교육계 논란이 일고 있다.
-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이 가정에서 여가문화 경험을 못 해 체험학습 위축이 교육 격차를 심화한다.
- 교사 개인 책임 구조 개선과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없이는 체험학습 정상화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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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엔 더 절실한 학교 밖 경험…체험학습 정상화 과제로
교사 개인 책임에 멈춰 선 현장체험학습…"국가 책무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현장체험학습 감소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는 취지로 지적하면서 교육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될 경우 가정에서 양질의 여가생활을 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아동부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안타까움도 크지만, 사고 발생 시 교사가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현행 책임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정상화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학교 현장에서 소풍과 수학여행이 줄어드는 현상에 유감을 표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체험학습 위축이 단순히 학교 행사가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저소득·취약가구 아동의 문화·여행 경험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정 배경에 따라 문화예술 관람과 여행 경험에 격차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학교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공적 교육 경험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서 2023년 기준 아동종합실태조사를 지난해 심층 분석한 결과 저소득·취약가구 아동일수록 여가 및 문화생활 결핍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가구소득이 낮고 한부모·조손가구 등 취약가구일수록 결핍 수준이 높았다. 특히 여가 영역에서만 결핍을 경험한 아동은 13.4%, 여가와 사회관계 참여 결핍을 함께 겪은 아동도 5.0%로 집계됐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가구소득에 따라 여가·문화 경험의 폭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월소득 300만원 미만 집단의 월평균 여가비용은 12만1414원으로, 500만원 이상 집단 23만2914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 1년간 참여한 여가활동 개수도 300만원 미만은 평균 13개, 500만원 이상은 평균 18개로 차이를 보였다.
교육현장의 한 관계자는 "수학여행이나 숙박형 체험학습은 단순히 교육적 지식을 습득하는 활동을 넘어 아이들이 동급생끼리 교감을 나누는 기회"라며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 가정 배경과 관계없이 또래와 어울릴 수 있는 귀한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익명의 초등 교사는 "소득 수준에 따라 가족여행 기회 자체를 갖기 힘든 아이들에게 학교가 지원하는 숙박형 체험학습이나 소풍은 지식으로만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며 "이런 기회가 제도적 미비로 사라지는 데 대해 교사들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어 "교사들이 체험학습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과도한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체험학습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정책포럼 384호 기고문에서 "다양한 유형의 체험학습 현장에는 아무리 사전답사가 전제돼도 한 명 혹은 소수의 인솔 교사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예측 불가의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며 "모든 체험학습 활동에서 각 현장에 익숙한 안전요원을 의무적으로 동반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한 "교육활동에 집중하기보다 관리 부담이 커지는 경우 교육의 효과는 떨어진다"며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면 이는 계속돼야 하며 교사의 관리 부담을 덜어 교육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학교 안전교육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남포 대구팔공초등학교 교사 역시 같은 보고서에서 "현장체험학습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창의성, 협동심,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핵심 교육 수단"이라며 "위축된 체험학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안전하고 교육적인 현장체험학습 운영·지원을 위한 법적제도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은 체험학습 안전을 교사 개인의 주의력에만 맡기지 않고 전문 코디네이터와 위험도 평가, 면책 법리 등을 통해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국은 교육방문코디네이터(EVC) 제도를 통해 학교 밖 교육활동의 계획과 승인, 위험관리를 지원한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단일 특별법보다 주 교육법과 학군 행정규정을 중심으로 체험학습을 운영한다. 주법은 실시 권한과 면책 법리를 정하고 학군은 승인·안전관리·문서화 절차를 구체화한다. 일본은 수학여행과 소풍을 특별활동의 학교행사로 제도화하고 전국 수학여행 데이터와 사고 정보를 공유해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이 사례 기반 예방교육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장체험학습은 학교 교육과정의 필수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불명확한 책임 소재와 지원 체계의 부재로 인해 교육적 가치가 위축되고 있다"며 "개별 교사의 노력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 책무성 강화와 전문적 지원 시스템 도입을 위한 입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거버넌스, 안전 기술, 인프라 등 핵심 정책 과제를 구체화함으로써 교원의 '무한 책임'을 국가와 시스템의 '공적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