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신세계그룹이 19일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연상 마케팅 논란에 사과하고 교육·심의 기준 재정립을 약속했다.
- 소비자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반복된 논란과 정용진 회장의 과거 발언으로 단순 실수 아닌 고의·시스템 문제 지적이 커지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무신사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역사 비극 희화화 사례가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마케팅 프로세스와 역사의식 교육 전반의 구조적 점검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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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환불·담당자 공개 압박…식지 않는 소비자 분노
반복되는 역사 희화화…'실수'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마케팅 콘텐츠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그룹 차원의 빠른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동시에 유통업계 전반에 걸친 역사의식 부재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구조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용진 회장 직접 사과에도 "우연치고는 너무 많다" 비판 거세
19일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유가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임직원 교육 강화와 마케팅 콘텐츠 심의 과정 및 기준 재정립을 약속하는 한편 해당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비판 여론이 주목하는 것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마케팅 외에도 스타벅스는 한 달 전인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기일에 맞춰 미니 탱크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논란이 됐고, 제품 용량을 503㎖로 설정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치소 수감번호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하나의 마케팅 콘텐츠가 기획·제작·검수·승인의 여러 단계를 거쳐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담당자 다수가 관여한 과정에서 아무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신세계그룹이 5·18의 상징적 도시인 광주에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광주 지역 민심 악화와 시민사회 반발이 커질 경우 향후 인허가나 지역 여론 형성 과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진 회장의 과거 '멸공' 발언과 이념 논란 이력도 다시 소환되고 있다. 실제 김태찬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상임부회장은 "특정한 날짜에 이런 이벤트를 진행한 것과 정용진 회장의 과거 발언 등을 보면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신세계그룹 관계자와의 면담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계약 해지 명분으로 삼을 수 있는 '35% 바이백 조항' 발동 가능성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수습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같은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신세계 측 지분을 시가보다 35% 할인된 가격으로 다시 사갈 수 있는 조항을 갖고 있다.
소비자 반응은 심상치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충전 카드 환불을 인증하는 게시글이 잇따르는 등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마케팅 콘텐츠를 기획하고 최종 승인한 내부 담당자가 누구인지, 그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역사 희화화…'실수'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가 지적된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 공식 유튜브 채널은 영상에 삽입된 자막이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이는 표현으로 읽힌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영상은 5·18 기념일과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을 목전에 둔 시점, 그것도 광주 연고 팀과의 경기 직후에 게재돼 파문이 더욱 컸다. 노무현재단은 "단순한 실수로 넘길 수 없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고 책임자 엄중 문책과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패션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 2019년 유사한 논란을 겪었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양말 광고를 게재했다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사망 원인을 은폐하며 내뱉은 허위 발표를 상업적으로 희화화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무신사는 사흘간 세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 직원 역사 교육,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후원금 전달, 콘텐츠 이중 검수 체계 도입 등의 후속 조치를 이행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사건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의 마케팅 프로세스와 역사의식 교육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의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의 마케팅 콘텐츠가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표현이나 역사적 비극을 연상케 하는 요소를 담은 채 버젓이 유통되는 현실은 담당자 한 명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 전반의 문제임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신세계그룹 김수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을 찾았지만 이들 단체는 면담을 거부했다. 오월 단체들은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경위 파악이 전제돼야 한다"며 특정일에 이 같은 이벤트가 진행된 것이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 부사장은 5·18기념문화센터 앞에서 발길을 돌리면서도 "고의성을 갖고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위가 모두 파악되면 다시 한번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현재 이벤트 기획·승인 과정에 관여한 직원들에 대한 내부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