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전자가 27일 DS·DX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로 임단협을 둘러싼 '노노 갈등' 확산을 겪고 있다.
- DS 실적 편중 속 DS 중심 성과보상 체계에 대한 DX 부문 불만이 법적 대응으로 비화하며 노조 내부 연대가 흔들리고 있다.
- AI 호황으로 사업부별 수익성 격차가 구조화되면서 삼성뿐 아니라 대기업 전반에 '회사 대 노조'를 넘는 새로운 노동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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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경쟁 아닌 보상 구조적 충돌
회사 대 노조 넘어 내부 형평성 과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금협상 갈등이 단순 노사 문제를 넘어 사업부 간 '노노 갈등' 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 담당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스마트폰·가전 담당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성과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 충돌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DX 부문 조합원 일부가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은 전날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DX 부문 직원 중심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낸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은 아직 심리가 진행 중이다. 동행노조는 투표 무효 확인 소송 등 추가 법적 대응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임단협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지만, 실제로는 DS 부문 중심으로 설계된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DX 구성원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57조2328억원 가운데 약 94%인 53조7000억원이 DS 부문에서 발생한 반면 DX 부문은 3조원 수준에 그쳤다. DS 중심의 특별성과급 체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DX 구성원 사이에서는 "같은 삼성전자인데 사업부에 따라 보상 체계가 지나치게 달라진다"는 불만이 법적 대응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주도권 싸움도, 노선 갈등도 아니다…"사업부 구조가 충돌했다"
재계에서 이번 사태를 이례적으로 보는 이유는 갈등의 성격 때문이다. 과거 복수노조 간 갈등은 대부분 교섭 주도권 경쟁이나 노조 운영 방향 차이에서 비롯됐다. 조합원의 이해관계보다 노조 지도부의 전략과 방향성이 충돌의 중심에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이번 갈등은 노선과 전략이 아닌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구조의 차이가 직접 충돌 요인이 됐다. 구성원 개개인이 체감하는 보상 현실의 차이가 노조 내부 균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갈등과 다르다.

전통적인 임단협은 회사 전체를 단위로 임금 인상률과 복지 수준을 협의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사업부별 실적 격차가 커질수록 회사 평균으로 수렴되는 협상 결과에 불만을 갖는 집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적이 좋은 사업부 구성원은 평균에 묶이는 것을 손해로 느끼고,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 구성원은 격차 자체에 박탈감을 느끼는 구조다. 결국 어느 쪽도 협상 결과에 만족하기 어려운 구조적 딜레마가 내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그 모순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온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노조 내부에서 "우리는 왜 저쪽만큼 못 받느냐"는 질문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는 순간 연대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 삼성전자 직원 A씨는 "성과급 재원 자체가 사업부별로 다르게 설계돼 있어 한 회사 안에서도 구성원이 체감하는 보상 현실은 사실상 별개 회사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만의 문제 아니다…AI 시대, 대기업 노동 갈등 구조가 바뀐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AI 시대 대기업 노동 갈등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본다. AI 전환 이후 반도체·AI 인프라 사업은 수요 폭증에 힘입어 고수익 구조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가전·전통 제조 사업은 시장 성숙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같은 삼성전자 안에서도 사업부별 시장 환경과 수익 구조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면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내부 이해관계 역시 분리되는 모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대기업일수록 이 같은 균열은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갈등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화되면서 반도체·데이터센터 관련 사업과 전통 완제품 사업 간 수익성 격차는 당분간 좁혀지기 어려운 구조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업부별 성과 연동 보상 체계를 강화할수록 내부 형평성 문제는 더 자주, 더 첨예하게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성과주의를 강화하면 사업부 간 격차가 커지고, 평균으로 맞추면 고실적 사업부의 불만이 커지는 딜레마에서 기업들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대자동차·SK하이닉스·LG전자 등 주요 대기업에서도 성과급 재원과 조직 간 형평성을 둘러싼 내부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예고된 측면이 있다. AI 시장에서 사업별 성장 속도 차이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수록 기존 '회사 대 노조' 구도로는 설명되지 않는 내부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별 성과 연동 보상 체계가 정착될수록 이런 갈등은 피하기 어렵다"며 "기업 내부의 형평성 설계가 노사관계 못지않게 중요한 경영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