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화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1번 타자 고정을 못해 리드오프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 지난해 한화 1번 타순은 타율·출루율 리그 최하위였고, 올 시즌도 오재원·이원석·황영묵·김태연 등 수차례 실험에도 확실한 해답을 못찾았다.
- 조금만 부진해도 교체하는 패턴을 반복하면 안 되며, 상위권 도약을 위해 1번 타자를 안정적으로 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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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바로 1번 타순이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리드오프 문제는 올 시즌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리드오프는 단순히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가 아니다. 공격의 시작점이자 팀 타선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는 자리다. 출루를 통해 중심 타선에 기회를 제공하고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 수를 늘리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 시즌부터 이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의 지난해 1번 타순 성적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다. 1번 타자들이 기록한 타율은 0.25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고, 출루율 역시 0.321로 최하위였다. 득점은 84점으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공격의 출발점이 되는 자리가 이 정도 생산성에 그쳤다는 것은 경기 운영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한화는 시즌 내내 리드오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새 시즌이 시작됐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6월 현재 한화의 1번 타순 성적은 타율 0.229로 리그 8위다. 출루율은 0.309로 공동 9위, 득점은 33점으로 공동 8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최하위는 아니지만 상위권 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부족한 수치다.
문제는 성적뿐만이 아니다. 한화는 아직까지도 확실한 주전 리드오프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전 선발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상대 선발보다 "오늘은 누가 1번 타자로 나설까"가 더 큰 관심사가 될 정도다.
한화는 지난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카드를 활용했다. 최인호를 비롯해 플로리얼, 손아섭, 김태연, 황영묵, 이진영, 이원석 등 여러 유형의 선수들이 차례로 1번 타순을 맡았다.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았고, 베테랑과 신예도 구분하지 않았다.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부터 장타력을 갖춘 선수까지 폭넓게 기용했지만 누구도 확실한 해답이 되지 못했다.

육성과 성적 사이의 충돌도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초특급 신인 외야수 오재원을 1번 타자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뛰어난 야구 센스를 인정받은 오재원을 미래의 리드오프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재원은 1번 타순에서 타율 0.192, OPS(출루율+장타율) 0.488에 머물렀다. 공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자 한화는 육성보다 당장의 성적을 택했고, 다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1번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 결과 한화의 리드오프 자리는 시즌 중반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유동적이다. 올 시즌 1번 타순에서 4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만 해도 이원석, 이진영, 오재원, 황영묵 등 네 명에 달한다. 좋은 활약을 보이면 1번으로 올라오고, 잠시 부진하면 다시 다른 선수가 기회를 받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력한 해답으로 떠올랐던 선수는 이원석이었다. 이원석은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붙박이 리드오프로 출전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해당 기간 6경기에서 타율 0.346(26타수 9안타), 8득점, 3타점, 출루율 0.393, OPS 0.855를 기록했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 3개를 때려내며 장타율 0.462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출루를 통해 페라자, 문현빈, 강백호,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기회를 제공했다. 상대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원석은 지난 5월 31일 대전 SSG 경기와 6월 2일 잠실 두산전에서 8타수 1안타로 주춤했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또 다른 선택을 내렸다.

새로운 실험 대상은 김태연이었다. 김태연은 그동안 주로 하위 타선에서 활약하며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6월 3일 경기 전까지 타율 0.330, 출루율 0.405, 장타율 0.487, OPS 0.892를 기록했다. 여기에 3홈런, 14타점, 1도루까지 더하며 팀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 감독도 경기 전 김태연의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원석이 그동안 잘해줬지만 이번에는 김태연을 한 번 써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연은 원래 3루수 출신이지만 외야 수비도 가능하고 주루 능력도 좋다. 과거 외야수로 두 자릿수 홈런과 60타점 이상을 기록한 경험도 있다"라며 "올해는 채은성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1루수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 장점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1번 타자로 기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빠른 선수에게 리드오프를 맡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출루와 장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공격형 리드오프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첫 경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태연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6타수 1안타에 그쳤다. 선두타자로 나서 출루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찬스에서도 침묵하며 흐름을 끊었다. 물론 단 한 경기 결과만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위 타선과 1번 타순은 부담감 자체가 다르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상대 선발투수를 상대해야 하고, 첫 타석 결과가 곧 팀 공격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한화가 경계해야 할 것은 과거와 같은 패턴의 반복이다. 조금만 부진해도 다른 선수로 교체하고, 다시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는 방식이 계속된다면 달라질 수 없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아직 '한화의 1번 타자'라고 부를 만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 실험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타순이 고정돼 가야 한다. 현재진행형인 리드오프 찾기가 빨리 마무리 되어야 하는 한화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