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와 거래소가 9월말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예고하며 제약·바이오 업계가 연구개발 위축을 우려했다.
- 프리미엄군에는 안정적 실적·수익성을 가진 소수 기업만 편입돼 신약 개발보다 단기 매출 사업·M&A로 쏠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 업계는 단기 실적 중심 기준이 혁신기업 설 자리를 좁힐 수 있다며 성장성과 기술력을 반영하는 차별화된 세그먼트 기준을 요구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의료기기·CDMO 등은 프리미엄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R&D) 중심 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신약 개발보다 단기 실적 확보에 매몰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을 기업 규모와 성장성 등을 고려해 3개 시장(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으로 나누는 세그먼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량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입시켜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지난 16일 '코스닥 세그먼트 자문단'을 출범시키고 논의에 들어갔다. 자문단에는 벤처기업협회와 벤처캐피탈협회, 투자업계, 학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프리미엄 편입 기준과 퇴출 기준, 평가 항목 등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당초 코스닥 승강제 세부안은 다음 달 1일 코스닥 개장 30주년 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업계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하고자 시점을 9월 말로 늦췄다.
코스닥 시장을 3개 시장으로 나눌 경우 코스닥 상장사 1800여곳 가운데 약 4%만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포함된다. 프리미엄 군에 포함된 기업들은 ETF 연계와 기관투자자 접근성 확대 등의 수혜가 기대되지만, 이에 포함되지 못한 하위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경우 타 산업과 달리 상당수가 장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해야해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안정적인 실적과 수익성을 창출하는 기업이 프리미엄군에 편입될 확률이 높아서다.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본업인 신약 개발보다 당장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중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을 병행하는 곳이 적지 않다"며 "최소한의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경우 본업인 신약 개발보다 타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이미 기술특례로 상장한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상장 유지 조건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종사업인 건기식이나 화장품 사업, 의약품 유통 등을 병행하는 실정이다. 이에 법차손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실적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매출을 보유한 의약품 유통 기업을 인수하거나, 유상증자나 외부투자 받은 자금을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닥 승강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의료·미용기기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파마리서치와 클래시스 등은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내고 있어 프리미엄군 후보로 거론된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에스티팜도 프리미엄군 후보로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순수 신약 개발 외에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사업을 기반으로 꾸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수주잔고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에스티팜이 오는 2028년까지 연 평균 30%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알테오젠의 경우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프리미엄군 선별 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기업이다. 피하주사(SC) 전환 플랫폼 ALT-B4(하이브로자임)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결과 계약금과 마일스톤, 상업화 치료제에 대한 로열티 등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
코스닥 승강제가 시장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량 기업을 보다 쉽게 구분할 수 있고,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 승강제와 관련돼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며 "성장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다면 바이오 옥석가리기가 이뤄질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 상장사가 1800곳이 넘는 상황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 업계에서는 사업의 주객전도 우려가 분명히 있다"며 "코스닥은 미래 산업이 도전하고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인데 단기적인 수치에만 매몰되면 혁신기업이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시장을 관리하는 관점을 넘어, 미래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이미 성장한 산업과 앞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은 다른 기준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