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반기 13조원 기술수출을 달성했으나 주가는 부진했다
-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 쏠림과 과거 임상 실패·기술반환 여파로 바이오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 이제는 기술수출 총액보다 임상·상업화·수익성을 따지는 분위기 속에 K바이오는 실질 성과 축적이 요구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 상반기에만 13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한 수치로 한미약품과 오스코텍 등이 조 단위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킨 결과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얼어 붙은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가는 반응하지 않았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 6월 1일 일라이릴리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을 약 1조9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일 주가가 9.78% 상승한 53만9000원에 마감했으나 다음 날 5.97% 하락했다. 이후에도 약세가 이어지며 50만원 안팎을 오가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과거 같으면 업종 전체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재료임에도, 주가는 하루 반짝 상승 후 차익실현과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술수출 공시 한 건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했고, 임상 진입이나 데이터 발표만으로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은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고 투자자들도 미래 성장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흐름이 업계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스코텍은 한미약품과 같은 날 미국 아지오스와 SYK 저해제 신약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을 1조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술수출 발표 직후인 6월 2일 주가는 장중에 6% 넘게 상승했으나 이후 주가는 기대만큼 반응하지 못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이자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알테오젠 또한 파트너사 MSD가 핵심 플랫폼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연이어 얻으며 경쟁력을 재확인했으나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 투자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로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바이오주는 후순위로 밀리는 모습이다.
업종 전반의 투자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과거에는 기술수출 계약 총액이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계약금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임상 단계는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상업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꼼꼼히 따진다.
바이오 업종이 지난 수년간 겪어온 시행착오도 영향이 있다. 일부 기업들의 임상 실패와 기술반환, 잦은 자금 조달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렸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업종 전체에 대한 불신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확산되는 일도 반복됐다.
하지만 과거의 부침이 있었더라도 산업이 성장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글로벌 빅파마의 주목을 받을 만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도 늘었고, 신약 개발 성공 사례도 쌓이고 있다. 기술수출 규모와 글로벌 협력 사례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 초 글로벌 빅파마들은 국내에 잇따라 통큰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일라이 릴리는 보건복지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 강화에 향후 5년간 총 5억 달러(약 7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복지부와 투자 협약을 맺고 임상시험 유치와 오픈이노베이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기업 각자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수출된 데 이어 지난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쳐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바이오텍인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은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바이오 업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더욱 냉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수출 규모와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로 평가를 받던 시대가 저물고, 임상 성과는 물론 사업화 가능성과 수익 창출 능력까지 증명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K바이오가 진정한 재평가를 받기 위해 이제 기술수출이라는 성과를 넘어 실제 상업화와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되, 가능성을 인정하는 시장의 균형 잡힌 잣대 또한 필요할 것이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