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현대자동차가 30일 용인 수원하이테크센터를 신축 개소했다.
- 무인 카리프트·부품 이송 로봇·자동창고 등으로 정비를 자동화했다.
- 데이터 기반 정밀 진단·전동차 안전·1대1 예약제로 서비스 허브를 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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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승강기 타고 로봇이 부품 배달…이동 시간 3배 단축
"핵심은 시간의 재배치"…엔지니어는 고난도 진단에 집중
[용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정비센터 맞아?"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새로 문을 연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기름 냄새와 공구 소리, 복잡한 차량 동선이 떠오르는 기존 정비센터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넓게 열린 1층 아트리움에는 자연광이 들어왔고, 중앙에는 고객 상담 공간과 차량 입고 공간이 둥글게 이어졌다. 고객이 차를 맡기고 기다리는 공간이라기보다 하나의 서비스 쇼룸에 가까웠다.

가장 눈에 띈 장면은 무인 카리프트였다. 상담을 마친 차량이 리프트 앞에 멈춰 서자 대형 문이 열렸고, 차량은 사람의 운전 없이 작업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차량이 사람용 엘리베이터가 아닌 전용 승강 설비를 타고 층을 오가는 구조다. 현대차는 고객 라운지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이 차량을 옮기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정비 과정의 일부를 숨기지 않고 보여주는 방식이다.
수원하이테크센터는 현대차가 기존 수원시 영통구 센터를 용인시 기흥구로 신축 이전한 시설이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5만1497㎡ 규모로 조성됐으며 다음달 1일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간다. 경기 남부권 핵심 서비스 거점으로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의 고난도 정비, 품질 분석, 기술 지원 등을 담당한다.

건물 밖으로 나서자 원형 타워 형태의 외관이 시선을 끌었다. 외벽에는 촘촘한 메탈 루버가 덮여 있었다. 가까이서 보면 금속 구조물이 입체적으로 겹쳐졌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건물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계 장치처럼 보였다.
하이테크 시설의 차가운 이미지를 줄이면서도 기술적 상징성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외부에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충전 공간도 마련됐다.

3층 작업장에서는 서비스센터의 변화가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리프트 위에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차량이 올라가 있었고, 작업 공간은 일반 정비소보다 실험실에 가까웠다. 바닥과 벽면은 밝고 정돈돼 있었고, 각 작업 구역에는 진단 장비와 전용 공구가 갖춰져 있었다.
부품을 옮기는 방식도 달라졌다. 작업장 한쪽에서는 자율 부품 이송 로봇이 선반형 카트를 싣고 이동했다.

부품 창고에서 분류된 부품을 로봇이 작업장까지 운반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엔지니어가 필요한 부품을 찾고 이동하는 데 시간을 써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부품 물류를 로봇이 맡아 정비 인력이 차량 진단과 고객 응대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 모비스 창고는 자동화 설비가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공간이었다.

높은 선반에는 현대모비스 부품 박스가 빽빽하게 쌓여 있었고, 자동창고 시스템이 부품을 꺼내는 구조가 마련됐다. 자동창고에서 선별된 부품은 컨베이어를 거쳐 이송 로봇으로 전달되고, 이후 상층 작업장으로 이동한다. 정비센터 내부에 소형 물류센터가 들어선 셈이다.

데이터&NVH 분석실에서는 정비의 성격이 '경험'에서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현장에서는 소음과 진동을 분석하는 장비 시연이 진행됐다. 차량 주변에 설치된 장비와 화면에는 소음 발생 위치를 찾기 위한 데이터가 표시됐다. 예전에는 엔지니어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던 소음·진동 문제를 센서와 소프트웨어로 좁혀가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 분석실에서 노이즈스코프와 사운드카메라, 제어기 통신 진단 장비 등을 활용해 원인 파악이 어려운 결함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전동화 차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이 늘어나면서 정비 현장에서도 단순 부품 교체보다 데이터 해석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시대에 맞춘 안전 설비도 마련됐다. 작업장 한쪽에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이동식 침수조가 설치돼 있었다.
붉은색과 노란색 차단벽으로 둘러싸인 침수조는 배터리 화재 발생 시 차량 배터리를 물에 잠기게 해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장비다. 각 작업층에는 이동식 침수조와 질식소화포, 드릴랜스 등이 구비됐다.

FCEV와 LPG 차량을 함께 정비하는 특수 작업장도 마련됐다. 이 공간은 수소 누출 감지 센서와 강제 환기 시스템, 방폭 조명 등을 갖췄다. 수소전기차 정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설계다. 현대차가 수원하이테크센터를 단순한 일반 정비 거점이 아니라 전동화 시대의 고난도 정비 허브로 보는 이유다.
수원하이테크센터의 또 다른 역할은 교육이다. 3층에는 지역 정비 교육 거점인 RTC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신차 구조와 신기술 진단, 신형 진단 장비 활용 교육이 진행된다. 전국 블루핸즈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제공해 서비스 네트워크 전반의 정비 역량을 끌어올리는 역할이다.

고객 응대 방식도 바뀐다. 센터는 100% 예약제로 운영되며, 한 명의 엔지니어가 예약 단계부터 상담, 정비, 출고까지 전 과정을 맡는 1대1 전담 엔지니어 제도를 도입했다. 고객은 키오스크로 접수하고, 모바일 알림톡으로 상담 순서와 정비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비가 끝나면 모바일 결제까지 가능하다.
현장에서 본 수원하이테크센터의 핵심은 '정비의 자동화' 그 자체보다 '정비 시간의 재배치'에 가까웠다. 로봇은 부품을 나르고, 자동창고는 재고를 찾고, 무인 카리프트는 차량을 옮긴다. 엔지니어는 고객 설명과 정밀 진단, 고난도 정비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차가 점점 고도화될수록 서비스도 고도화되는 추세로 보면 된다"며 "우리가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분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매 이후 고객 경험이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서비스센터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센터는 더 이상 차가 고장 난 뒤 찾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수원하이테크센터는 차량 데이터, 자동화 설비, 정밀 진단 장비, 고객 응대 시스템을 한 공간에 묶었다. 현대차가 이곳을 '경기 남부권 서비스 허브'이자 글로벌 확산 모델로 삼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