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배재고 야구부가 6일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하고 5·18묘역을 참배하며 교육적 회복을 약속했다.
- 전교조 조사에서 교사 89.3%가 최근 1년간 학생들의 혐오·역사왜곡·민주주의 부정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 교육계는 근현대사 확대와 함께 교사 발언 면책·가이드라인 등으로 역사·민주시민교육의 질과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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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역사지식 전달 넘어 민주주의 가치 판단 역량 길러야"
정치적 중립성 논란·민원 부담에 교사 위축…안전장치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부적절한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은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과하고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태가 '교육적 회복'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역사 인식과 민주시민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근현대사 교육 확대와 함께 교사가 사회 현안을 교육적으로 다룰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과 관계자, 학부모들과 전날(6일)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하고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정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배움과 성장이 시작된다.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돌아보고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회복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이번 일을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배재고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에서 광주제일고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반복했다. 해당 발언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며 역사 왜곡과 지역 비하 논란으로 번졌다.
교육계는 야구 경기라는 공개된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 학교 현장에는 이미 혐오 표현과 왜곡된 역사 인식이 적지 않게 퍼져 있다는 반응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배재고 사태 이후 지난 2~6일 청소년 1636명과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1109명 중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왜곡·민주주의 부정 표현을 직접 목격한 교사는 73.9%였다. 동료 교사나 학생을 통해 전해 들었다는 응답 15.4%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9.3%가 관련 표현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역사교육 제도 개선 논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초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출한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 방안'에서 중학교 역사교육 가운데 약 20% 수준인 근현대사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역사 콘텐츠를 비평하고 분석하는 별도 과목 신설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학생들이 학교 밖 미디어를 통해 역사를 접하는 현실도 교육 강화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교육부 의뢰로 박진동 강원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민주시민 역사교육 현황과 방향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고생 1만1788명 가운데 42.3%(복수응답)는 학교 밖에서 역사를 접하는 주된 경로로 유튜브·숏폼 콘텐츠를 꼽았다. 교과서나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다른 역사 정보를 접했을 때 교사에게 질문하거나 인터넷 검색·독서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응답은 26.8%에 그쳤다.
교육계에서는 역사교육의 양뿐 아니라 질도 함께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역사와 민주시민교육의 핵심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이 민주주의 가치와 사회 현안을 판단하고 실천하는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는 것이다.
박상준 한국교원대 교수·김성천 한국교원대 부교수는 논문 '서울시교육청 학교 민주시민교육 정책의 비판적 분석'에서 "민주시민교육은 수동적인 국민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시민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며 지식과 이해를 넘어 가치와 태도, 사고 기능을 높이고 참여와 실천으로 확장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연구진은 "교사 발언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면책 조항을 조례에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역사와 민주주의처럼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수업에서 교사가 정치적 편향 논란이나 민원 부담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윤경 청주교대 교수 역시 논문 '민주주의 위기 국면에 놓인 초·중등 교사들의 교육적 대응과 딜레마'에서 "교사들이 체감하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압박은 민주시민교육의 실천을 제약하는 주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정치적 중립성이 정치적 편향 배제를 넘어 정치적 사안에 대한 침묵이나 가치 판단 회피로 왜곡돼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성찰은 민주시민교육의 본질적 요소로 현재 진행 중인 정치 사회적 현안 역시 교사의 교육적 판단에 따라 수업에서 다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교사의 정당한 교육적 실천을 보호할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와 함께 민주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