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축구가 월드컵 탈락 뒤 9월 아시안게임을 앞뒀다
- 이민성호 U-23은 최근 부진 속 조직력·전술이 흔들렸다
- 아시안게임 실패 땐 병역 특례와 미래 세대까지 타격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으로 충격에 빠진 한국 축구가 또 다른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문제는 이 대회가 단순한 연령별 국제대회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칫하면 월드컵 실패보다 더 무거운 후폭풍을 남길 수 있는 무대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 2패에 그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비교적 수월한 조 편성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한국 축구는 단 세 경기 만에 짐을 쌌고, 16강 진출 실패는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대표팀 운영과 감독 선임, 전술적 준비 부족까지 모두 도마 위에 올렸다.

이제 바통은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으로 넘어간다. 오는 9월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침체된 한국 축구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사실상 첫 기회다. 월드컵 참패로 등 돌린 여론을 다시 붙잡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만 놓고 보면 낙관론보다 우려가 훨씬 크다. 이민성호의 최근 흐름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민성 감독이 지휘하는 U-23 대표팀은 지난 1년 동안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지난해 호주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 1패(0-0, 0-2)를 기록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두 경기(0-4, 0-2)에서는 모두 패했다. 중국(0-2)에도 무릎을 꿇었다.
2026년 들어 치른 11경기에서는 4승 3무 4패에 머물렀다. 최근 태국 전지훈련 평가전에서는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FIFA 랭킹 106위 키르기스스탄에 0-1로 패하는 충격적인 결과까지 남겼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분명 아시아 정상급인데, 팀으로 모였을 때 경쟁력이 사라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좋은 선수는 많은데 좋은 팀은 아니다'라는 평가가 반복되고 있다.

축구계 안팎에서 "월드컵 탈락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실패가 성인 대표팀의 현재를 흔든 사건이었다면, 이민성호의 아시안게임 실패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흔들 수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단순히 금메달 하나를 놓고 싸우는 대회가 아니다. 한국 축구 유망주들에게는 병역 특례가 걸린 사실상 가장 중요한 무대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3 항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LAFC),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설영우(즈베즈다), 홍현석(헨트)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며 유럽 무대에서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다.
병역 문제 해결은 단순한 개인 혜택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가 유럽 무대에 더 많은 선수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이들이 장기간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든 중요한 기반이었다.

이번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민혁(토트넘), 이현주(아로카), 강상윤(전북) 등 향후 한국 축구를 책임져야 할 핵심 자원들이 이 세대에 포함돼 있다. 여기에 2023 FIFA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선수들이 중심축을 이룬다. 당시 김은중호는 조직력과 투지, 빠른 전환으로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개인 기량만 놓고 보면 이번 세대는 결코 약하지 않다. 오히려 최근 연령별 대표팀 가운데 가장 기대를 받는 축에 속한다.
그래서 현재의 부진은 더 뼈아프다.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팀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으로 버티는 장면은 있지만, 현대 축구에서 요구되는 빠른 공수 전환, 조직적인 압박, 세밀한 빌드업,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물론이고, 객관적 전력에서 아래로 평가되는 팀들을 상대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경고음이다.

이민성 감독 개인의 지도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선수 시절 국가대표 레전드였고 대전을 K리그1으로 승격시키는 성과를 냈지만, 지도자로서는 수비 조직력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채 팀이 강등권까지 추락하면서 자진 사퇴했던 이력이 있었다. 당시에도 "왜 이민성인가"라는 질문에 협회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물론 대회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 교체는 큰 리스크를 동반한다. 선수단 혼란, 전술 재정비 시간 부족, 코칭스태프 개편 문제까지 고려하면 쉬운 선택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민성 감독 유임을 선택한 명분도 여기에 있다. 협회는 새로운 체제보다 지금까지 과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 달성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문제를 방치하는 것도 위험하다. 한국 축구는 이미 성인 대표팀에서 비슷한 실패를 경험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전술적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뚜렷한 보완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그런데 U-23 대표팀에서도 같은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문제를 덮어두는 방식이다.

더 큰 책임은 결국 대한축구협회로 향한다. U-23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 체제에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사령탑 공백을 겪었다.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때 이미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그러나 협회는 빠르게 체계를 정비하지 못했다. 성인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에 매달리는 사이, 미래 세대를 책임질 U-23 대표팀은 후순위로 밀렸다.
결국 충분한 검증과 명확한 철학 없이 감독 선임이 이뤄졌고, 부진한 경기력이 반복된 뒤에도 협회의 대응은 늦었다. 경기력 리뷰와 전술 보완, 코칭스태프 강화 같은 실질적인 대책보다 '연속성'이라는 명분이 앞섰다. 그러나 연속성은 성과와 방향성이 있을 때 힘을 갖는다. 내용 없는 부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의 연속성은 안정이 아니라 방치로 보일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실패로 끝난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성인 대표팀의 실패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실패는 한국 축구 미래 세대의 성장 계획과 직결된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핵심 유망주들이 향후 커리어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유럽 무대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대표팀 세대교체 구상까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김지수, 배준호, 양민혁, 이현주처럼 이미 해외 무대에서 주목받거나 유럽 진출 가능성이 큰 자원들에게 이번 대회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유럽 무대에서 성장한다면 한국 축구는 다음 10년을 준비할 수 있다. 반대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다면 선수 개인은 물론 한국 축구 전체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월드컵보다 작아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더 무거운 무대다. 성인 대표팀의 월드컵 실패가 현재의 참사라면, U-23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실패는 미래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히 이민성 감독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 운영, 감독 선임 시스템, 전술 검증 능력, 협회의 위기 대응 방식까지 모두 연결돼 있다.
한국 축구는 이미 한 번 무너졌다.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그 자체로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성인 대표팀에서 드러난 감독 선임 실패와 전술 부재, 협회의 늑장 대응이 U-23 대표팀에서도 반복된다면 한국 축구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믿음이 아니라 냉정한 점검이다. 이민성호가 무엇을 잘할 수 있고, 무엇을 고쳐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금메달에 도전할 것인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협회 역시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감독을 유임시켰다면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지원과 전술적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월드컵은 이미 실패로 끝났다. 이제 시선은 이민성호로 향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침체된 한국 축구의 반전 무대가 될지, 아니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더 큰 위기로 몰아넣는 또 하나의 참사가 될지는 두 달 뒤 그라운드에서 판가름 난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