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국 국영기업이 27일 자체 액침 DUV 노광장비 양산 착수 보도를 계기로 미국 반도체·메모리주가 급락했다.
- 중국산 액침 DUV로 노광 장비 제약 완화 시 CXMT 등 중국 D램 증설과 범용 D램 공급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수율·신뢰성·생산성 검증이 남아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국 반도체·AI 자립 심화의 장기 리스크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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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6% 급락 속 장비주 동반 후퇴
CXMT 상장 맞물리며 메모리도 압박
노광 제약 완화 시 범용 D램 공급 우려
월가 "성능 검증까지 갈 길 멀다" 진단
이 기사는 7월 28일 오전 08시2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이 자체 개발한 노광장비의 양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관련주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ASML(종목코드 동일)을 비롯한 반도체 장비주가 급락을 주도한 가운데 중국의 노광장비 조달 제약이 완화하면 중국산 범용 D램의 공급 확대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번지면서 메모리 반도체주도 압박받았다.
◆양산 보도에 시장 '동요'
이날 급락을 촉발한 것은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의 보도다. 중국 국영기업이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핵심 장비인 이머전(액침) DUV(심자외선) 노광장비의 양산에 착수했다는 내용이다. 이 기업은 올해 5대와 내년 20대를 생산해 파운드리 업체 SMIC와 D램 업체 CXMT, 파운드리 업체 화홍 등 자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노광장비는 중국이 추진해 온 반도체 장비 내재화의 최대 난관으로 꼽혀왔다. 액침 DUV는 렌즈와 웨이퍼 사이를 물로 채워 빛의 굴절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상도를 끌어올린 노광장비다. 최첨단 EUV(극자외선) 장비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세 공정을 이끌었고 EUV를 확보하지 못한 반도체 공장에서는 동일 노광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다중 패터닝 공정과 결합해 첨단 칩 생산까지 감당하는 주력 장비다. 액침 DUV 시장은 네덜란드 ASML이 사실상 독점해 왔다.
주식시장은 관련 보도에 대해 미국 장비 공급망 전반의 대체 위험으로 받아들였다. 가장 어려운 노광을 중국이 해결했다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증착·식각·검사 장비는 대체가 더 수월하다는 추론에서다. 이날 ASML이 6% 급락한 가운데 램리서치(LRCX)가 4.5%,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가 4%, KLA(KLAC)가 3% 하락하며 장비주 전반이 동반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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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주도 압박
충격은 장비주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주로 번졌다. 같은 날 앞서 현지에 상장한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가 첫 거래일에 폭등해 중국 반도체 자립 전망에 대한 재평가를 부추긴 가운데 노광장비 보도가 기존 메모리 업체를 보호해 온 장벽의 균열 신호로 해석된 결과다. 마이크론(MU)이 2% 하락했고 샌디스크(SNDK)는 11% 급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권(ADR, SKHY)은 7% 밀렸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CXMT의 위협이 제한적이라는 평가의 전제는 노광장비 조달 제약이었다. 미국 주도의 수출 규제로 ASML은 최첨단 EUV 장비를 중국에 공급할 수가 없었고 2023년부터는 첨단 액침 DUV 장비까지 단계적으로 수출길이 막혔다. CXMT가 EUV 없이 기존에 들여온 DUV 장비와 다중 패터닝 공정에 의존하는 구조라 장비 추가 조달이 막히면 증설과 미세화 모두 한계에 부딪힌다는 논리였던 셈이다.
중국이 액침 DUV를 자체 생산해 이 제약이 완화하면 최첨단 영역은 아니더라도 범용 D램에서 중국발 공급 확대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국 D램의 증설 계획 자체는 이미 대규모로 잡혀 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2030년까지 중국 선두 D램 업체의 연간 생산능력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노광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정에서 중국산 장비가 이미 공급망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마지막 공백으로 남은 노광에서 내재화가 진전되는 경우 장비 국산화의 남은 조각이 채워진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성능 검증까진 먼 길"
월가의 시각은 시장의 반응과 거리가 있었다. 주요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산 장비가 상업적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며 이날 급락을 과잉반응으로 규정했다. 장비 몇 대의 생산 개시와 수율·처리량·신뢰성을 검증받아 실제 양산 라인에서 가동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국 반도체 자립의 장기 흐름이 공고해지는 신호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에 판도를 바꿀 변수는 아니라는 진단이 우세했다.

성능 검증이 반박의 첫 번째 근거다. 장비 생산이 시작됐다는 사실과 그 장비가 고객사 생산라인에서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공장에서 사실상 24시간 쉬지 않고 웨이퍼를 받아 회로를 새기는 설비라 수천회의 반복 가동에서도 나노미터 단위의 정밀도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실제 생산에 투입할 수 있다.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장비는 불량품 양산으로 직결되는 만큼 소량 생산 개시만으로는 넘어야 할 검증 단계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JP모간의 산디프 데슈판데 애널리스트는 "액침 DUV 장비 몇 대를 만드는 것과 대량생산에 투입 가능한 장비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며 "수천회의 웨이퍼 가동에서 수율과 정렬 정밀도, 처리량, 신뢰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수년간 저사양 노광장비를 생산해 왔지만 ASML의 전공정(front-end) 시장 점유율에 영향이 없었다는 전례도 들었다.
◆"생산성 격차"
생산성의 격차도 같은 맥락에서 거론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디디에 스세마마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ASML의 액침 DUV 주력 기종인 'NXT:1980Fi'는 시간당 웨이퍼 330장을 처리하는데 중국산 장비의 성능이 이에 조금만 못 미쳐도 정상 칩 비율을 뜻하는 수율이 떨어지고 칩 1개당 생산 원가가 올라간다. 성능 검증 없이 국산 장비를 들이는 선택이 반도체 공장 입장에서는 오히려 원가 부담으로 돌아오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ASML에 대한 실적 파급도 제한적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BofA의 스세마마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내년 국산 장비 20대를 전량 확보하는 경우에도 ASML 매출 감소분은 약 14억유로로 전체 예상 매출의 2.4%에 그친다고 추산하고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452유로를 유지했다. 데슈판데 애널리스트는 이날 하락을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심리 주도의 매도로 규정했다.
BNP파리바는 중국산 장비가 애초에 대체재가 아닐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ASML의 글로벌 수요가 공급 능력을 크게 웃도는 만큼 중국산 장비는 ASML 몫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ASML이 채우지 못하는 빈자리를 메운다는 해석이다. 야코프 블루스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 D램 생산능력은 2030년 전까지 웨이퍼 투입 기준 월 50만장을 넘는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를 소화하려면 수백대의 액침 노광장비가 새로 필요해 ASML 혼자서는 물량을 대기 어려운 규모다.
다만 장기 리스크에 대한 경계는 월가 안에서도 유지됐다. JP모간의 데슈판데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도가 중국 인공지능(AI) 자립 흐름의 공고화 신호라며 ASML의 장기 중국 매출에 대한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