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형마트·SSM이 6월까지 식품 매출 부진과 방문 감소, 편의점 배달 확산으로 위기를 겪었고 홈플러스는 매장 3분의1을 폐점했다.
- 온라인·편의점 퀵커머스가 식품 수요를 흡수하며 오프라인 장보기는 줄고, 이마트·롯데마트는 그로서리 강화·퀵커머스로 반격에 나섰다.
- 백화점 3사는 외국인 관광객 특수로 상반기 외국인 매출 1조72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오프라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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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롯데마트, 식료품 재편…신선식품과 퀵커머스로 승부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뭐 먹을까?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볼까?" "날씨도 더운데 마트까지 갈 필요 있나? 그냥 편하게 앱으로 시키자."
요즘 흔히 오가는 대화다. 배달앱을 열면 우리 동네 편의점 위치가 나란히 뜬다. 클릭만 하면 안방까지 배달해 주는 시대다.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사상 첫 '외국인 매출 1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편의점의 '배달 습격'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 한복판에서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결국 전국 매장 3분의 1을 접은 뒤 휴업에 들어갔다.

◆ 백화점 20.1% 성장 vs 대형마트 7.3% 감소·SSM 6.6% 감소
산업통상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율이 0.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반전이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7.3% 감소했고, SSM은 6.6%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대형마트가 1.7% 감소, SSM이 1.8%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부진이 더 깊어진 셈이다.
매출 비중 변화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전체 유통 업태에서 백화점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3.9%에서 올해 15.9%로 늘었지만, 대형마트는 10.3%에서 8.5%로, SSM은 2.2%에서 1.9%로 쪼그라들었다. 6월 단월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백화점은 전년 동월 대비 22.2% 성장한 반면 대형마트는 10.5% 감소, SSM은 10.8% 감소로 두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했다.
대형마트와 SSM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대형마트는 2024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 중이고, SSM 역시 2025년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이런 구조적 부진의 한 축에는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자리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뒤 누적 적자 5000억 원 이상, 부채 비율 1408%에 이르는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지난 5월에는 SSM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계열사 NS쇼핑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전국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수익성이 낮은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 37개 매장은 6월 4일 결국 완전 폐점으로 확정됐고 결국 휴업, 이달 초 67개 점포가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 대형마트 매출의 대부분이 식품…마트 찾는 횟수 줄어
두 업태의 위기가 더 심각하게 읽히는 이유는 부진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주력 상품군'이라는 데 있다. 대형마트는 식품군 매출 비중이 6월 기준 69.7%에 달하고, SSM은 이보다 훨씬 높은 92.9%에 이른다. 매출의 7~9할이 걸린 핵심 상품군이 흔들리면 전체 실적이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방문 자체'가 줄고 있다. 대형마트의 6월 구매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4% 감소했다. 구매 단가는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애초에 마트를 찾는 횟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1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 구조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국가 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804만 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해 사상 처음 8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년보다 0.6%포인트 오른 역대 최고치다. 대용량 카트 쇼핑을 전제로 한 대형마트보다, 필요한 만큼만 자주 사는 근거리·소량 소비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 자료에서도 온라인 유통의 성장 배경으로 "소비자의 식품 구매 확대로 장보기 채널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로 6월 기준 식품군 매출 증감률을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는 12.8% 감소, SSM은 10.6% 줄어든 반면, 온라인 식품 매출은 11.2%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봐도 오프라인 식품 매출이 0.5% 감소하는 동안 온라인 식품 매출은 11.0% 늘었다.
편의점이 이제 '배달'로 근거리 식품 소비까지 흡수하고 있다. 편의점의 6월 식품(음료·가공·즉석) 매출은 오히려 7.8% 늘었고, 점포당 매출액도 6.6% 증가했다.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은 매장 방문이 아니라 배달앱을 통해 이루어진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75.4%, 2025년 64.3% 성장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역시 배달 매출이 2023년 98.6%, 2024년 142.8%, 2025년 65.4% 신장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가 추산한 4조 4000억 원보다 한층 커진 수치다.
성장세는 최근 심야 시간대로도 확산되고 있다. GS25가 지난해 11월부터 밤 10시~새벽 3시 심야 배달을 운영한 결과, 해당 시간대 매출이 초기 대비 42.7% 늘었고 전체 배달 매출에서 심야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에서 21.7%로 뛰었다. GS25·CU는 지난 5월부터 쿠팡이츠와 손잡고 그동안 공백이던 오전 3~6시 시간대까지 채워 24시간 배달망을 구축했다.
물론 배달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아직 매장마다 편차가 크다. 배달 수수료가 약 10%에 달하고 배달앱의 무료배송 경쟁으로 배달팁까지 편의점이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순이익 증가 폭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총량과 성장률 기준으로는 편의점이 대형마트·SSM의 식품 수요를 잠식하는 채널로 확실히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백화점은 식품이 부진해도 명품·패션·해외 브랜드가 전체를 밀어올린다. 편의점 역시 매장 매출이 정체되더라도 배달이라는 새 채널로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SSM은 매출의 절대다수가 식품 하나에 걸려 있어 상쇄할 카테고리가 마땅치 않다. 실제로 6월 대형마트 비식품 매출은 13.1% 늘었지만, 식품 매출이 12.0%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10.5% 감소)을 끌어 내렸다.

◆ 이마트·롯데마트의 반격…"퀵커머스와 그로서리" 승부
대형마트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의 쇠락 이후 이마트·롯데마트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오프라인 매장을 식료품(그로서리)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마켓'을 죽전점에서 일산·동탄·경산점 등으로 확대하며 판매 면적을 줄이는 대신 체류형 시설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과 손잡고 반경 3㎞ 이내 점포를 거점 삼아 1시간 내 배송하는 '바로퀵' 퀵커머스 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롯데마트는 식료품 전문성과 체류형 콘텐츠를 결합한 '그랑 그로서리' 매장을 선보이며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마트 할인점 부문 영업이익은 8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홈플러스의 영업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과 점포 리뉴얼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백화점 3사, 상반기에만 1조 7200억 원…3사 모두 '역대 최대'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았다.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6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고, 신세계백화점은 5800억 원(120% 증가), 현대백화점은 약 5000억 원(112% 증가)을 기록했다. 3사 합산으로는 1조 7200억 원에 달하며, 3사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3사 모두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 원을 넘어선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107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었고, 외국인 카드 지출액은 10조 389억 원으로 50.8% 급증해 사상 처음 10조 원을 돌파했다.
산업통상부도 백화점 고성장의 배경으로 소비심리 개선(소비자심리지수 97에서 107로 상승)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883만 명에서 1071만 명으로 증가)를 꼽고 있다.
일상적 장보기가 마트 매장 대신 온라인과 편의점 배달로 옮겨가며 대형마트·SSM을 흔들고 있다. 그 사이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휴업 중이고, 1인 가구 800만 시대라는 인구 구조 변화까지 겹치며 오프라인 대형 유통의 전통적 모델 자체가 재편 압력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명품과 프리미엄 제품에는 지갑을 열고 생필품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채널을 찾는 소비 패턴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본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그로서리를 강화하고 있다. 직접 보고 사는 고객들을 위해 신선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이 상반기 6.2% 증가하며 전년(0.5% 감소)의 역성장에서 벗어난 것도 사실은 백화점의 힘이 크다. 이마트·롯데마트가 그로서리와 퀵커머스로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대형마트·SSM의 진짜 반등 여부는 결국 외국인 특수가 아니라 내국인 소비 여력의 회복과 온라인·편의점 배달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데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inevie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