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교육청이 4일 국제올림피아드 수상 서울 학생 13명을 격려했다
- 서울과고 학생들이 수학·물리·생물 올림피아드서 대거 금메달을 땄다
- 학생들은 연구자 진로를 꿈꾸며 교육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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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막막한 문제 버티게 한 건 세계적 수학자 꿈"
"의대 갈 거란 시선, 대부분 이공계 연구 진로 택했다"
학생들 "한국어 자료·실험 장비·정보 지원 늘려 달라"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아무리 며칠을 붙잡고 있어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막막한 문제들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세계적인 수학자로 성장해 새로운 질문을 만들겠다는 꿈을 떠올리며 다시 도전했습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2년 연속 금메달과 개인 1위를 차지한 서울과학고등학교(서울과고) 3학년 이현준 학생의 소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오후 신청사에서 '2026년 국제올림피아드 수상 학생 격려 행사'를 열고, 수학·물리·생물 분야 국가대표로 출전해 모두 메달을 따낸 서울 학생 13명을 초청했다.
제6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는 금메달 3개·은메달 2개·장려상 1개를, 제56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는 서울과학고 3학년 5명이 전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제37회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서는 서울과학고 김민재(3학년)·오지윤(2학년) 학생이 금메달을 수상하며 한국 대표단 전원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서울 구로구 세종과학고에 재학 중인 변서진 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과학고 학생들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과학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품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며 "문제가 풀리지 않아 밤늦게까지 고민했던 시간, 실험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던 순간이 오늘의 메달을 만들었다. 메달의 빛깔보다 그 시간을 견디며 도전한 여러분의 힘을 더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좋은 성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고민하고 기다려 준 선생님들의 시간이 있다"며 교사와 학교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상 학생들 대부분은 수학자, 물리학자, 생명과학자 등으로 진로를 설정했다며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태일 서울과고 교장은 "올림피아드에서 메달을 받았다고 하면 '결국 의대 갈 것'이라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여기 학생들의 1차 목표는 의대가 아니라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라며 "대부분 수학·과학·공학 등 이공계 진로를 택해 꿈을 키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의 진로 변경 사례만을 가지고 영재학교·과학고 전체를 바라보지 말고 순수 학문과 과학기술 분야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꿈을 뒷받침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현준 학생은 "수학을 하면 할수록 평생 이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민재 학생(생물) 역시 "진료를 보는 의사보다는 연구자로서 생명과학과 의학 사이를 잇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메달을 손에 쥐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따낸 변서진 세종과고 1학년 학생(수학)은 "작년에는 국가대표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해 '여기가 내 한계인가' 싶어 그만둘지 고민했다"며 "그래도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 수학 올림피아드를 공부할 때였다는 걸 떠올리며 열정을 놓지 않았고 올해 초 실력이 느는 게 눈에 보이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재 학생은 "두꺼운 전공서를 공부하며 방대한 암기량을 버티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안 외워지는 개념을 직접 녹음해 버스나 잠들기 전 들으며 익히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기 싫어질 때마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저를 지원해 준 분들을 떠올리며 국위선양의 책임감을 느꼈고 금메달을 딴 미래의 제 모습을 종이에 그려 접어 가지고 다니면서 흔들릴 때마다 펼쳐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 이권헌 학생은 "작년 아시아 대회 은메달이 큰 좌절이었다"며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좋아하는 공부를 하자는 생각으로 1년을 더 준비했고 물리를 진정으로 공부한다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 묻는 과정 끝에 금메달을 따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교육적 지원도 요청했다. 정민권 학생(물리)은 "유명 물리 문제집 대부분이 영어로 된 것만 있어 한국어 번역본이 있다면 도움이 크다"며 "영어 문서를 읽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승준 학생(물리)은 "이론은 온라인 자료로 준비할 수 있지만 실험은 직접 반복해봐야 한다"며 "실험 키트를 몇 세트만 구입하다 보니 고장이 잦고 필수 태블릿이 고장 난 상태인 적도 있었다. 예산을 늘려 다양한 실험을 충분히 해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오지윤 학생은 "올림피아드를 어렵고 거창하게 생각해 도전을 꺼리는 학생이 많고 특히 생물은 준비 정보가 부족하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홍보 자료와 준비 방법을 적극 공유해 도전 문턱을 낮추고 유학이나 특수 경로뿐 아니라 평범한 입시를 밟아 좋은 성과를 낸 사례도 더 조명해 달라"고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당장의 수상 실적보다 20~30년 후 우리 수학·과학계가 세계를 선도하는 힘으로 이어질지 고민했다"며 "젊었을 때 반짝하는 인재가 아니라 끝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수학자·과학자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