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해병대가 5일 포천서 네로스 아처 실사격을 했다
- FPV 자폭드론은 0.9㎞ 표적 6대를 연속 명중했다
- 한미 연합 대비태세와 드론 운용 투명성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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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포 넘어선 소부대 장거리 정밀타격 수단… '블루 UAS' 인증 '네로스 아처'
"전장의 날씨는 통제 못 한다"… 폭염·혹한까지 감안한 한미 연합 대비태세 점검
[포천 국방부 공동취재단·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5일 오후 경기 포천 영중면 영평리 로드리게스 사격장. 최고기온이 37도를 웃도는 폭염에 그늘 한 점 없는 사격장에서는 열기가 아스팔트 위로 이글거렸다. 미 해병대 장병들은 간이 천막 아래에서 쿼드콥터형 FPV(1인칭 시점) 공격 드론 '네로스 아처'를 조립하며 실사격 준비에 분주했다.
관측대에서 표적까지 거리는 약 2.5㎞. 오후 4시 33분, 첫 번째 네로스 아처 드론이 날카로운 비행음을 내며 수직으로 솟구쳐 올랐다. 길이·폭 30~40㎝ 안팎, 배낭 크기의 기체 하부에는 C4 폭약이 결합돼 있었다. 4개의 프로펠러가 미세하게 떨리며 하늘을 가르자, 드론은 시속 130㎞가 넘는 속도로 산악 지형의 표적을 향해 '꽂히듯' 돌진했다.

지휘소와 관측대의 모니터에는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광활한 로드리게스 사격장을 가로지르는 비행 궤적, 산비탈에 파헤쳐진 하얀 흙으로 드러난 표적이 화면 정중앙에 들어온 지 불과 몇 초 뒤, 불꽃이 번쩍이더니 영상이 검게 전환됐다.
약 3초를 두고 묵직한 폭음이 사격장 일대를 울렸고, 곧 무전기 너머로 "스플래시(Splash)"라는 낮은 음성이 들렸다. 첫 사격을 시작으로 네로스 아처 6대 모두 약 0.9㎞ 떨어진 두 개의 표적에 연속 명중했다.

네로스 아처는 목표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 FPV 자폭 드론이다. 최대 사거리 25㎞, 최대 속도 시속 130㎞ 수준으로, 임무에 따라 대전차(anti-armor)·대물(anti-material)·대인(anti-personnel) 등 세 종류의 페이로드 가운데 하나를 탑재할 수 있다.
균질압연강(RHA) 기준 100㎜ 장갑을 관통하는 대전차 탄두를 운용할 수 있어 통상적인 전차 장갑을 상대하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조종수는 단말기를 통해 드론 시점에서 비행 과정을 끝까지 관찰하면서 표적에 정밀 유도할 수 있다.
이번 훈련에서도 관측대 모니터로 표적 접근·충돌 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미 해병대는 보병 소총 분대·소대 편제 화기의 사거리(수㎞ 미만)를 훨씬 넘어서는 20㎞ 바깥에서도 원거리 정찰과 정밀 타격이 가능한 소부대용 무기체계로 네로스 아처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육군과 미 해병대 소부대가 운용하는 60㎜·81㎜ 박격포의 유효 사거리가 3~5㎞에 그치고, 비행·관측·재장전 등으로 명중률과 반응 속도에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FPV 자폭 드론은 소부대 수준에서 '정밀 유도포'와 유사한 역할을 대체·보완하는 장거리 타격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네로스 아처는 미국 방산 스타트업 네로스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FPV 드론으로, 미국 국방혁신단(DIU)과 국방부가 운용하는 '블루 UAS(Blue UAS)' 프로그램을 통해 미군 공식 사용이 승인된 첫 FPV 플랫폼이다.

네로스 아처는 대당 약 7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동일 블루 UAS 리스트에 포함된 기타 소형 드론보다 '한 자릿수 낮은 가격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측은 "중국산 부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생산·공급되는 자폭 드론"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미 의회가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제한하고, 동맹·우방국에 대해서도 '비중국산 공급망'을 강조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실사격은 한미 해병대 교류 프로그램(KMEP)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다만, 한국 해병대는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KMEP 틀 안에서 미 해병대 3사단 7연대가 단독으로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평소 한반도에 주둔하지 않는 미 해병대가 훈련 목적으로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에 일시 전개해, 유사시 미 해병대가 한반도에 투입될 경우의 작전 능력을 실제 지형에서 검증·향상하는 성격이다.

피터 앤크니 주한미해병대 부사령관(대령)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의 핵심은 '(한미) 연합 대비태세'"라며 "미 해병대가 향후 실제 투입될 수도 있는 이곳 한반도의 지형에서 직접 지상을 누비며 이러한 역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기회"라고 말했다.
미 해병대 관계자 역시 "전장의 날씨는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한국 특유의 산악지형뿐 아니라 한국 여름의 고온다습함, 겨울의 혹한을 직접 겪어보는 것은 소중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천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령됐다. 애초 오후 3시로 계획됐던 사격은 안전 절차 준수 등의 이유로 약 1시간 30분 지연됐지만, 체감온도 37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도 FPV 드론 조립·점검·사격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훈련장 상공에서는 미 공군 소속 스카이디오(Skydio) 드론 1대가 비행하며 네로스 아처 실사격 장면을 상공에서 촬영했다. 표적으로는 폐차를 막사 형태로 개조한 구조물이 사용됐다.
최근에는 같은 KMEP 훈련 과정에서 미 해병대가 운용한 고정익 정찰 드론(VXE30 스토커)을 우리 육군이 적성 '미확인 비행체'로 오인해 격추를 준비하는 등 한·미 간 정보 공유·보고체계 혼선도 불거진 바 있다.
그 직후 이뤄진 이번 FPV 공격 드론 실사격 훈련을 미측이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은, 한미 간 오인 교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보 투명성 제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블루 UAS 인증을 받은 미국산 FPV 드론의 실전 운용 모습을 한국 지형에서 과시해, 동맹·우방국 대상 수출·운용 확대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