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LG 웰스가 8일 후반기 부진 속 대책을 모색했다.
- 전반기 2.82였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10.26으로 치솟았다.
- LG는 체력보다 피칭 디자인 수정으로 반등을 노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올 시즌 처음 도입된 프로야구 아시아쿼터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LG였다. 연봉 20만 달러에 영입한 호주 출신 좌완 라클란 웰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선발진을 지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기 리그 최고 수준의 아시아쿼터 투수로 평가받던 웰스가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웰스는 전반기 79.2이닝을 소화하며 5승 3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당초 LG는 웰스를 불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기존 선발진의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오히려 가장 안정적인 선발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6월까지는 13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이 기간 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리그 4위였고, LG에서는 가장 좋은 수치였다. 높은 몸값의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성적을 내면서 아시아쿼터 제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웰스는 후반기 4경기에서 16.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0.26에 그치고 있다. 후반기 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KIA 올러(13.0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이다. 전반기 LG 선발진의 희망이었던 투수가 불과 몇 주 만에 리그에서 가장 불안한 선발 가운데 한 명으로 바뀌었다.
무너지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7일 잠실 KT전에서는 5이닝 동안 6피안타를 허용했고, 그중 2개가 홈런으로 연결되며 6실점했다. 23일 잠실 NC전에서도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실점으로 흔들렸다.
반등이 필요했던 29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오히려 더 크게 무너졌다. 3이닝 동안 무려 9개의 안타를 맞았고, 홈런 2개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세 경기에서만 홈런 5개를 맞았다. 전반기에는 특유의 디셉션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던 웰스가 후반기에는 등판할 때마다 장타와 집중타를 허용하고 있다.

지난 4일 잠실 SSG전에서는 또 다른 악재까지 발생했다. 웰스는 3회말 2사에서 박성한의 타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쓰러졌고 결국 2.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병원 검진이 필요한 수준의 부상은 아니었지만, LG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흔들리는 선발진에 또 하나의 불안 요소가 생겼다.
웰스의 갑작스러운 부진을 두고 가장 먼저 제기된 원인은 체력이었다. 웰스는 LG 입단 전 주로 호주 프로야구에서 뛰었다. 호주리그는 KBO리그처럼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가 아니다. 게다가 주로 한국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겨울에 시즌이 진행된다.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긴 시즌과 한국의 여름 폭염이 겹치면서 체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LG 벤치는 다른 원인을 보고 있다. LG 염경엽 감독은 웰스의 최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피로가 누적됐다면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구속 저하나 공의 회전수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웰스의 후반기 구속은 시즌 평균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가장 크게 무너졌던 키움전에서는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5.7㎞를 기록해 시즌 평균인 144.9㎞보다 높았다. 단순히 힘이 떨어지면서 공이 느려지고 구위가 감소한 것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염 감독이 주목한 것은 웰스의 '피칭 디자인'이다. 염 감독은 최근 웰스에 대해 "이제는 상대가 읽었다고 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에는 낯선 투수였던 웰스의 구종 구성과 볼 배합, 특정 카운트에서 사용하는 공의 패턴이 경기를 거듭하면서 상대 전력분석팀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웰스의 부진은 볼넷이 급격히 늘어나 스스로 무너지는 형태와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7월 17일 KT전도 9개의 탈삼진으로 이번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세웠다. 삼진 능력과 구속은 유지되고 있지만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피안타와 홈런이 크게 늘었다.
결국 같은 구위를 가지고도 타자를 속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LG의 판단이다. 아무리 좋은 공이라도 타자가 어떤 구종이 어느 코스로 들어올지 예상할 수 있다면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력 분석이 세밀한 KBO리그에서는 시즌 초 생소했던 투수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각 구단이 공략법을 만들어낸다.
웰스에게도 이제 첫 번째 변곡점이 찾아온 셈이다. LG 역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염 감독은 휴식보다는 피칭 디자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전력분석 파트 역시 웰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폭염으로 인해 경기 일정에 여유가 생긴 기간을 활용해 구종 배합과 승부 패턴을 다시 손볼 가능성이 크다.

웰스의 반등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LG는 후반기 들어 선발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웰스를 비롯해 앤더스 톨허스트, 임찬규 등 기존 선발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후반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7.45로 최하위다. 선발이 버텨주질 못하니 시즌 중반 선두 경쟁을 벌이던 팀도 이제는 5위까지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후반기 15경기에서 LG 선발 투수가 챙긴 승리가 단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다.
LG가 다시 상위권 경쟁에 힘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선발진이 버텨줘야 한다. 그 중심에 웰스가 있다. 전반기 웰스는 아시아쿼터가 단순히 로스터 한 자리를 채우는 제도가 아니라 팀의 선발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봉 20만 달러의 투수가 리그 평균자책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LG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제 웰스에게 또 다른 시험이 시작됐다. 구속도, 회전수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공 자체보다 그 공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문제라 볼 수 있다.
전반기 상대가 웰스를 분석하기 전까지는 공이 통했다. 후반기에는 상대가 답을 찾아내고 있다. 이제는 웰스와 LG가 다시 그 답을 바꿀 차례다. 전반기 최고의 아시아쿼터 투수였던 웰스가 피칭 디자인 수정을 통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가 LG의 후반기 순위 경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됐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