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샌디스크는 5일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 매출은 89억7000만달러, 매출총이익률은 84.6%였다.
- 그러나 2027회계연도 1분기 가이던스가 기대를 밑돌았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FY27 1분기 매출 가이던스 발표
월가 기대치 하회로 주가 하락
반도체 매도세와 시장 불안정성 겹쳐
이 기사는 8월 10일 오후 4시5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종목코드: SNDK)가 지난 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2% 급증한 89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매출총이익률은 사상 최고치인 84.6%까지 치솟았다. 매출과 이익 모두 월가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며 거의 모든 지표에서 눈부신 성적표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밀려나며 몇 주째 변동성을 보이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4일 종가 1,427.62달러였던 주가는 7일 종가 1,212.21달러로 사흘 만에 15.09% 떨어졌다. 시장을 흔든 것은 방금 마감한 분기의 실적이 아니라, 다음 분기에 대한 회사의 전망이었다.

◆ 숫자로 본 '역대급' 분기
이번 분기 실적의 위력은 세부 지표를 뜯어볼수록 뚜렷해진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로도 51% 늘어난 89억 7,000만 달러로, 회사가 앞서 제시했던 77억 5,000만~82억 5,000만 달러의 가이던스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성장분의 약 3분의 2는 낸드 가격 상승에서, 나머지는 비트 출하량 증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번 성장이 단순한 가격 인상 효과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인상적이다. 매출총이익률은 전 분기 78.4%에서 84.6%로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으며, 이는 79~81%로 제시했던 자체 가이던스마저 여유롭게 상회한 수치다. 불과 1년 전 26% 안팎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개선폭이다.
이익 측면에서도 일반회계원칙(GAAP) 기준 순이익은 91% 늘어난 69억 달러, 희석 주당순이익(EPS)은 43.97달러에 달했다. 비GAAP 기준으로는 순이익 61억 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39.25달러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였던 34.96달러(팩트셋 집계)를 크게 웃돌았다.
회계연도 전체로 보면 매출은 175% 증가한 202억 5,000만 달러, 순이익은 114억 3,000만 달러였다. 1년 전 같은 분기 실적이 주당순이익 29센트, 매출 19억 달러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격변에 가까운 변화다.
현금창출력 역시 탄탄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신사업모델 관련 선지급금 및 예치금 19억 4,000만 달러를 제외한 조정 잉여현금흐름은 50억 4,000만 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이번 분기에만 45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여기에 140억 달러의 추가 매입 한도를 승인해 가용 여력을 155억 달러로 늘렸다. 이후 이 한도는 2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37억 4,000만 달러에 부채는 2억 700만 달러에 불과해 사실상 무차입 상태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 가이던스의 '한 끗 차이'가 부른 실망
이처럼 화려한 성적표에도 주가가 흔들린 이유는 명확하다. 샌디스크는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중간값 105억 5,000만 달러(103억~108억 달러 범위)를 제시했다. 비GAAP 주당순이익은 완전희석주식수 약 1억 5,500만 주를 기준으로 44~46달러, 매출총이익률은 83~85%로 예상했다. 그 자체로는 여전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반영하는 수치였지만, 문제는 월가가 이미 108억 2,000만 달러 안팎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데 있다. 마진 전망 또한 4분기의 84.6%보다 낮은 83~85%로 제시되며 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실적 발표 직전 시장의 기대치는 이미 최고조에 달해 있었고, 많은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신호가 나오면 곧바로 매도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소폭 밑돈 것만으로도 주가를 끌어내리기에는 충분했다. 6일 샌디스크 주가는 6.8% 하락한 1,258.5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7일에도 1,212.21달러로 3.7% 추가 하락했다.
실제로 SNDK 주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8월 15일 42.82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올해 6월 22일 사상 최고가인 2,354.3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절반 가까이 조정을 받았다.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사상 최고가 대비 48.51% 낮은 수준까지 밀려났으며, 50일 이동평균선인 1,679.80달러도 크게 밑돌고 있다.
◆ 반도체 업종 전반의 매도세와 차익 실현 압력
가이던스 실망감 외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복합적이다. 지난 7월 24일부터 28일까지 반도체 업종 전체가 큰 폭의 매도세를 겪었다. CNBC가 인용한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 20곳의 가치가 1조 3,000억 달러나 증발했으며, AI 투자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NVDA)조차 시가총액이 2,380억 달러 줄어들었다.
이러한 매도세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지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더 낮은 비용으로도 성능이 향상된 신형 AI 모델들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쏟아붓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지출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나아가 AI 인프라 투자에 조정 국면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더해, 현재는 메모리·스토리지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병목 현상이 향후 몇 년 안에 해소될 경우 전통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온 메모리 기업들이 AI라는 지지대를 잃고 다시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순환적 사업 모델로 회귀할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됐다.
단순한 차익 실현 압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 52주 동안 무려 2,879.13% 급등했고, 연초 이후로도 한때 858%까지 치솟았다가 최근에는 420% 안팎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반도체 관련 아이셰어스 ETF(SOXX)가 125.57%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샌디스크의 랠리가 업종 전반의 회복세를 훨씬 뛰어넘는 개별 요인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로 가파르게 오른 종목은 밸류에이션과 함께 기대치도 높아지는 만큼, 작은 실망 요인에도 큰 폭의 조정을 겪을 여지가 크다.
◆ 낸드 사이클과 중국발 리스크라는 근본적 우려
주가 조정의 이면에는 보다 구조적인 우려도 자리한다. 낸드플래시 업종은 예전부터 극심한 경기순환성을 지녀온 대표적 분야다. 공급이 타이트할 때는 가격이 폭등하지만 공급이 풀리면 곧바로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돼왔다. 많은 투자자들은 샌디스크가 이미 정점을 찍었거나 곧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다음 분기부터는 매출총이익률 개선세가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우려에 불을 지핀 계기 중 하나가 지난 7월 중국 CXMT의 움직임이다. CXMT가 경쟁 심화와 낸드 가격 하락 압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샌디스크 주가는 한 달 만에 47%나 급락한 바 있다. 나아가 중국 최대 낸드 업체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중반 사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샌디스크의 가격결정력을 흔들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 CFO가 던진 반박 카드 "수요가 공급 웃돈다"
이러한 회의론에 맞서 루이스 비소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호실적이 일시적인 정점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그는 전체 낸드 시장 규모가 2026년 3,000억 달러, 2027년에는 5,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수요가 계속해서 샌디스크의 공급 능력을 웃돌고 있으며, 생산량은 2028년까지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고엑클러 최고경영자(CEO)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인프라 수요가 고객사와의 관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매 분기 24시간 내내 가격 협상을 벌이는 공급망 차원의 대화에 불과했다"면서, 이제는 논의가 조달 부서 차원을 넘어 세계 최대 기업들의 CEO와 CFO까지 참여하는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고객사들은 다년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한 분기 만에 다시 회사를 찾아 계약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회사는 고객사 계약 이행에 대해 4년 이상의 가시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불과 1년 전 몇 개월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예측 가능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소비자 기기 시장에 대한 전망에서도 자신감이 드러난다. 고엑클러 CEO는 올해 캘린더연도 기준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모두 '10%대 중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기당 저장용량 확대가 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두 시장의 출하량이 안정화되는 동시에 평균 저장용량도 늘어나면서, 엑사바이트 기준 전체 낸드 스토리지 수요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 장기 계약이 바꿔놓은 실적 가시성
샌디스크의 논거를 뒷받침하는 가장 구조적인 변화는 신사업모델(New Business Model·NBM) 계약의 확대다. 회사는 지난 4월 처음으로 5건의 계약 체결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기존 2건을 연장하고 3건을 새로 체결해 계약 대상을 총 8곳으로 늘렸다. 이는 최저가격 기준으로 최소 933억 달러 규모의 매출에 해당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이들 계약과 관련한 잔여 이행 의무는 911억 달러, 재무적 보증은 165억 달러에 달하며, 가중평균 계약 기간은 4년을 넘는다.
이러한 장기 계약은 샌디스크의 실적 가시성이 지닌 질적 수준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으로 낸드 제조업체들은 공급이 타이트할 때 큰 수혜를 입지만, 생산능력이 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저가격이 보장된 장기 계약은 이러한 하방 리스크로부터 일정한 방어막을 제공한다.
BofA는 이들 계약이 2027회계연도 비트 생산량의 50% 이상, 2028회계연도에는 거의 3분의 2를 커버할 것으로 예상하며, 마진은 약 8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변동성 큰 시장 가격이 아니라 사전에 합의된 경제적 조건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고객 구성의 변화도 뚜렷하다. 데이터센터向 매출은 전 분기 대비 두 배로 늘어난 29억 8,000만 달러(애널리스트 예상치 27억 4,000만 달러 상회)를, 엣지 매출은 48% 증가한 54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소비자용 매출은 32% 감소한 5억 5,600만 달러에 그쳤다.
2026회계연도 마감 시점에서 데이터센터는 샌디스크 비트 생산량의 38%를 차지했는데, 이는 1년 전 1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다. 이는 AI 추론 인프라가 낸드를 점점 더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