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헌규 특파원은 1992년 한중 수교 직전 중국을 처음 취재했다.
- 그는 2026년 8월 베이징서 C919와 로봇 굴기를 체감했다.
- 중국은 수교의 달에서 첨단 로봇 강국으로 변신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뉴스핌 기자는 초년병 기자 시절인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일주일 전 베이징과 동북 지역, 백두산 등지를 여행했다. 한중 외교 관계는 당시 '대표부' 시절이어서 아시아나항공기가 전세기 형태로 김포와 톈진공항을 오고 갔는데, 기자가 탑승한 24일 귀국 항공편 기내 신문에 놀랍게도 한중 수교라는 기사가 올라 있었다. 역사적인 수교를 중국 현지에서 맞은 것은 중국에 관심이 많던 기자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매년 8월은 기자에게 각별한 기억으로 다가온다. 수교의 달인 매년 8월이 되면 습관처럼 수교 전에 만났던 중국을 회상한다. 무덥고 칙칙하고 먼지가 풀풀 나는 베이징 중심가 대로, 무채색의 값싼 나일론 셔츠에 검정 바지와 치마. 자전거는 자동차만큼이나 귀했고 일반 가정에서는 컬러 TV도 구경하기 힘들었다. 겁먹은 것 같은 불안한 표정의 행인들, 대륙의 사람들은 그저 오늘 하루를 사는 데 급급해 보였다.
연수 한 번과 세 차례의 특파원을 합쳐 모두 네 번에 걸쳐 중국에서 상주를 하다 보니 기자는 거의 10여 차례 한중 수교 기념일을 중국 현지에서 보냈다. 올해도 회사 발령에 따라 8월부터 베이징에 상주 특파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수교일을 또다시 중국에서 맞게 됐다.
중국 지인이든, 교포 사회 지인이든 요즘 주변 사람들은 세번째 특파원으로 와서 3년여 만에 다시 만나는 중국의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기자에게 질문한다. 이런 지인들에게 기자는 비행기와 로봇을 사례로 들어 소감을 털어놨다.
부임 직후 8월 초 다녀온 지방 출장에서 중국산 중대형 상용 여객기 C919를 이용하게 된 것은 다소 충격적인 변화였다. 중국이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 번째 상용 여객기를 제작하고 운영한다는 기사를 많이 읽고, 또 직접 보도도 했는데 막상 탑승하고 나니 중국의 가공할 기술 굴기가 온몸으로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기자가 다시 발을 디딘 2026년 8월, '로봇(AI·반도체) 혁명'의 뜨거운 열기가 중국의 온 천지를 뒤덮는 듯했다. 베이징에서는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남쪽 경제기술개발구 이좡(亦庄) 신도시 일대에서 '2026 세계로봇대회(WRC)'가 열렸고, 22일엔 로봇 운동회가 개막했다. 첨단 로봇 신기술과 신제품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여서 기자는 욕심을 내 두 행사 모두 두세 차례 현장 취재했다.
'2026 WRC'에는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산업·물류·의료·서비스·휴머노이드 로봇까지 2,000여 종의 로봇을 앞세워 로봇 산업의 휘황찬란한 변화를 선보였다. 로봇들은 더 이상 전시품이나 마네킹이 아니었다.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고, 권투를 하고, 춤을 추고 노래하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슈퍼와 약국 일을 보는 사람들의 동반자였다.
22일 저녁 7시 30분 도시 북쪽 국가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세계 로봇 올림픽' 으로 불리는 제2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운동회(WHRG)가 5일간의 열전을 목표로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사흘 전 개막한 2026 WRC 박람회가 제품과 기술 등 로봇 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상을 보여주는 대회였다면, 제2회 WHRG는 육상·축구·격투기·테니스 등 실제 스포츠에서의 실전 응용과 기량 향상을 목표로 한 행사 같았다.
중국의 로봇 굴기는 이미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에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유니트리(宇树科技), 유비테크(优必选) 등 기업들이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어 로봇의 두뇌인 AI와 몸체인 로봇을 동시에 키우는 전략이 눈에 띈다.
수교의 해인 1992년 8월 기자가 처음 중국 땅을 밟았을 때만 해도 중국은 가전과 전통 산업인 석유화학과 기계, 철강 분야에서조차 아주 후진국적인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반도체와 AI·로봇은 물론 지금과 같은 자동차 강국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다.
34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배터리와 드론, 전기차, 양자컴퓨터, AI·로봇 등 수없이 많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한국 경제의 지주 산업인 반도체에서도 중국이 어느 순간 세계 선두 대열로 치고 나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8월의 중국은 더 이상 '수교의 달'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사람과 자전거의 거대한 물결이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옛날 중국은 어디에도 없다. 흑백영화의 스크린이 바뀌듯 2026년 8월 중국은 첨단 기술 로봇 강국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22일 밤 '세계 로봇 올림픽' 개막식에서 '스마트한 경쟁과 미래로'라고 목청을 높인 대표 로봇의 '선수 선언문'이 인상에 남는다. 매년 한중 수교일, 중국의 8월은 앞으로 로봇 굴기의 요란한 함성으로 기억될 것 같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