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 후라도가 6일 LG전서 복귀전 치렀다
- 1회 4실점 뒤 4.2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 삼성은 10-4 역전승으로 선두를 지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61일 만에 돌아온 에이스의 출발은 최악에 가까웠다. 그러나 아리엘 후라도는 1회 4실점 이후 단 한 점도 더 내주지 않았다. 삼성이 두 달 가까이 기다렸던 이유를 보여준 복귀전이었다.
후라도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02개의 공을 던지며 시즌 6승(1패)째를 따냈다. 삼성도 10-4 역전승을 거두며 2위 KT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리고 선두를 지켰다.

단순히 승리투수가 됐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후라도가 1군 마운드에 선 것은 지난 7월 7일 대구 LG전 이후 무려 61일 만이었다.
후라도는 부상 전까지 삼성 선발진의 중심이었다. 전반기 17경기에서 107이닝을 책임지며 5승 1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17차례 선발 등판 중 무려 1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고, 전반기 종료 시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승수는 5승에 그쳤지만 선발투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닝 소화와 꾸준함에서는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다만 전반기 막판에는 이상 신호도 있었다. 6~7월 6경기 평균자책점이 4.95까지 올라갔고 후라도 스스로도 투구하는 팔에 피로가 누적됐다고 털어놨다.
결국 전반기를 마친 뒤 탈이 났다.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 근막 손상과 극하근 염증 소견을 받았다. 당초 약 6주의 재활 기간이 예상됐다. 삼성은 후라도에게 우선 3주간 휴식을 준 뒤 자기공명영상(MRI) 재검진을 실시하고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TP)을 진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후라도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는 이번 복귀전을 마친 뒤 "처음에는 멘털에 영향이 컸다"면서도 "프로에서 선수 생활을 한 지 14년 정도 됐다. 몸 상태와 멘털을 회복하는 데 전념했다"라고 돌아봤다.
삼성은 에이스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오스틴 보스가 후라도의 빈자리를 메워준 것도 시간을 벌어줬다. 후라도는 퓨처스 무대에서 세 차례 등판하며 단계적으로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렸고, 지난달 30일 상무와 연습경기를 통해 80~90구를 던지는 마지막 점검 과정까지 거쳤다.
후라도 역시 "복귀가 일주일 정도 더 길어진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8월 말에 돌아왔다면 투구수가 80~85개 정도였을 것이다. 팀에서 시간을 더 줘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충분히 준비하고 돌아왔지만 실전은 역시 달랐다. 1회부터 LG 타선이 후라도를 상대로 빠르게 승부를 걸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움직이지 않아 신민재와 박해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오스틴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송찬의까지 안타를 때려 무사 만루가 됐다. 천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홍창기에게 희생플라이, 구본혁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1회에만 안타 5개를 허용하며 4점을 내줬고 투구 수도 29개까지 치솟았다.

61일 만의 실전이라는 공백이 그대로 드러나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후라도가 왜 삼성의 에이스인지가 나타났다.
2회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1회 LG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략에 고전했던 후라도는 스트라이크존 안에서만 승부하지 않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비중을 높이면서 타자의 배트를 끌어냈고 빠른 공을 섞어 타이밍을 흔들었다.
이날 후라도가 가장 많이 던진 공은 슬라이더였다. 전체 102구 가운데 슬라이더가 39구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 22구, 직구 17구, 투심 13구, 컷 패스트볼 7구, 커브 4구를 섞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까지 나왔다. 6개 구종을 활용한 데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만 61구를 던지며 LG 타자들이 하나의 구종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슬라이더가 살아난 것이 컸다. 후라도도 경기 후 "슬라이더가 좋았다. LG 타자들을 상대로 잘 먹혀 들어갔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구 구속까지 시속 150㎞를 찍으면서 변화구의 효과가 더욱 커졌다.
결과는 확실했다. 1회에 안타 5개를 맞았던 후라도는 이후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LG에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무실점. 6회에도 두 타자를 처리한 뒤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추가 실점은 없었다. 1회 29구 4실점으로 시작했던 투수가 결국 102구를 던지며 6회 2사까지 버틴 것이다.

후라도는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4실점 이후 마인드를 바꿨다.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이 이날 투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61일 만의 복귀전에서 첫 이닝 4실점은 투수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깨 부상에서 막 돌아온 투수라면 구위나 몸 상태에 대한 의심까지 생길 수 있다. 후라도는 오히려 1회를 하나의 이닝으로 잘라냈다.
그 사이 타선이 움직였다. 삼성은 4회 디아즈의 2타점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고 5회 구자욱의 2타점 적시타와 디아즈의 적시 2루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6회에는 박승규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졌다. 후라도가 추가 실점을 차단하며 버텨준 시간이 그대로 역전의 발판이 됐다.
6회에도 후라도의 의지는 강했다. 투구 수가 100개에 가까워지자 삼성 박진만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몸 상태를 확인했다. 후라도는 한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결국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102구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복귀전에서 사실상 정상적인 선발투수의 투구 수를 모두 소화했다.

박 감독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던 상태라 1회에 조금 흔들렸지만 2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라며 "최대한 이닝을 버텨주면서 팀이 역전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후라도에게도 102구는 특별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단계적으로 투구 수를 끌어올렸지만 1군 타자를 상대로 100구 이상을 던지고도 최고 시속 150㎞를 기록했다는 것은 어깨 상태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지운 결과다. 후라도 스스로도 퓨처스 등판을 포함해 "오늘이 가장 만족스러웠다"라고 했다.
삼성은 후라도가 없는 동안에도 선두 경쟁에서 버텼다. 대체 외국인 투수 보스가 공백을 메웠고 국내 선발진도 힘을 냈다. 그렇기에 삼성은 에이스의 복귀를 서두르는 대신 완전한 몸 상태를 만드는 쪽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제 그 기다림의 결과가 나타났다. 후라도는 지난해 삼성에서 197.1이닝을 책임지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올해도 부상 전까지 107이닝을 책임졌다. 화려한 탈삼진보다 다양한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 그리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 운영이 후라도의 가장 큰 무기다.

61일 만의 복귀전은 그 장점이 압축된 경기였다. 1회 4실점은 분명 좋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서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수정했고, 이후 4.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9구를 던진 첫 이닝에도 결국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에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런 투수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바라보는 시점에서 매 경기 완벽할 수는 없다. 좋지 않은 날에도 경기를 망치지 않고 타선이 반격할 시간을 벌어주는 선발이 필요하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