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지주들이 30일 자회사 CEO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 금감원 주문에 따라 은행 임추위 역할을 키웠다
- 각사 공정성 강화책 속 연임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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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 검증' · '내외부 격차 해소' 등 해법 차이 눈길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금융지주들이 연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특히 금융감독기관이 강조한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각 지주 내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역할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이다. 올해 말 8개 금융지주 가운데 6곳의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이번 제도 개선이 실제 인선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들은 전날인 9월 30일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CEO를 대상으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BNK금융그룹도 같은 날 경남은행 등 주요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들어갔으며, NH농협금융그룹도 전날을 전후로 자회사 CEO 승계 절차에 착수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앞서 지난달 21일 가장 먼저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승계 절차의 핵심은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실질적인 역할 확대다. 그동안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선에서는 지주 차원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이 후보 선정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8개 은행지주 회장들과 만나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에 기반해 적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잇다. 후보군 선정과 검증,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자회사 임추위가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각 금융그룹은 자회사 이사회와 임추위가 후보 추천과 검증, 평가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승계 절차 손질을 단행했다. 은행 임추위 역할 확대라는 큰 방향은 같지만 각 그룹이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우리금융그룹은 후보자의 경영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번 은행장 승계 절차부터 우리은행 임추위가 후보자의 경영성과를 직접 점검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기관도 검증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내부 평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시각을 더해 후보자의 성과와 역량을 다각도로 살피겠다는 취지다.
후보 압축과 평가 등 승계 절차 주요 단계별 기준도 구체화한다. 기존에도 은행 임추위가 후보 추천에 참여했지만 실제 후보 검증 과정에서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감안해 임추위의 관여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금융이 '경영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올해 연임 심사를 받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6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줄었다.
다만 정 행장 취임 이후 수익성 확대보다는 자본비율 개선과 포트폴리오 정비에 무게를 둔 만큼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건이다. 정 행장 취임 직전인 2024년 말 13.1%였던 우리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올해 6월 말 15.3%로 2.2%포인트 상승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은행 임추위의 '목소리'를 키우는 쪽을 택했다. 하나은행 임추위는 기존에도 은행장 후보 대상자를 추천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그룹 임추위가 압축한 최종 후보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최종 후보자 선정 평가 과정에는 은행 임추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은행 측 의견을 전달한다.
후보 압축 단계마다 충분한 검증 기간을 확보하고 모든 후보자에게 사전에 정한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등 평가 절차의 일관성도 높이기로 했다. 지주 중심으로 진행되던 후보 선별 과정에 은행 이사회의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호성 하나은행장도 이번 절차를 통해 연임 여부를 평가받는다. 실적 측면에서는 우호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3조7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조12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KB금융그룹도 전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은행장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선정 기준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은 아직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주문에 맞춰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승계 절차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임에 도전하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의 경우 새 지주 회장 체제가 최대 변수로 평가된다. KB국민은행장 출신인 이재근 부문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사실상 새로운 지주 회장 체제에서 첫 은행장 인선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새 회장의 인사 방향과 경영 전략이 이 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후보군을 구성하는 초기 단계부터 은행 임추위의 참여 폭을 넓혔다. 신한은행 임추위에 지주가 관리하는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에 포함할 인사를 직접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새로 부여했다. 기존에는 은행이 행장 자격요건을 제시하면 지주 자경위가 이를 토대로 심의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은행 임추위가 후보 발굴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역할을 확대한 것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3연임 여부도 이번 절차의 주요 관심사다. 은행 임추위에 후보 추천권이 새롭게 부여된 만큼 기존 후보군 외에 어떤 인사가 추가로 경쟁 구도에 들어올지, 은행 측이 추천한 후보가 지주 자경위의 최종 심사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NH농협금융그룹도 전날을 전후로 임추위를 열어 자회사 CEO 승계 절차에 들어간다. 농협금융은 이번 금감원의 주문 이전부터 은행 임추위가 후보군 추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운영해왔다. 농협은행 임추위가 먼저 후보군을 추천하면 농협금융 임추위가 이를 포함해 후보군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미 후보군 구성 단계부터 은행 임추위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기존 절차에 따라 인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8140억원으로 전년 1조8070억원 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연간 실적은 소폭 개선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BNK금융그룹은 내·외부 후보자가 보다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무게를 뒀다. 외부 후보자에게도 자회사의 최근 경영 현황과 핵심 경영 이슈, 주요 전략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내부 후보와의 정보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회사 사정과 전략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내부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BNK금융에서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김태한 경남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9% 증가하며 본업 수익성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내·외부 후보 간 '격차 해소'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단순한 과거 실적뿐 아니라 후보자가 제시하는 향후 경영전략과 사업 비전의 경쟁력도 주요 평가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들의 CEO 승계 제도 개선이 '은행 임추위의 실질적 역할 강화'라는 방향으로 수렴한 가운데 제도 변화가 실제 인선 과정에서 얼마나 작동하느냐가 당면 과제로 꼽힌다. 각 금융그룹이 임추위 역할 확대와 후보 검증 강화 장치를 마련하더라도 지주 차원에서 사실상 후보를 정하고 자회사 임추위가 이를 추인하는 방식이 이어질 경우 실질적인 공정성 강화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개선안은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절차적 장치를 보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제도를 손질한만큼 향후 진행 과정에서 실제 후보군을 얼마나 폭넓게 구성하고, 은행 임추위의 의견이 최종 후보 선정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