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무너졌다’ 위기 천명
[라스베이거스(미국)=뉴스핌 유효정기자] 구본준 부회장이 ‘위기의 LG전자’를 이끌며 고군분투하는 최근의 소견을 전하고 이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1 전시장을 찾은 구본준 부회장은 벨라지오 호텔에서기자간담회를 갖고, CEO 취임 이후 지난 몇 달 간의 소회를 전하며 “지난 세 달간 사업장과 국내 공장, 해외 공장을 둘러본 결과 기본이 무너졌더라”고 털어 놓았다.
이에 ‘기본’을 세우는데 충실할 것을 표명하면서, 핵심 부품 기술력 증진을 통한 차세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 무너진 기본, ‘R&D, 생산, 품질’로 세운다
구 부회장은 “잘 되는 회사, 잘 안되는 회사의 큰 차이는 제품력”이라며 “제품력이 얼마나 잘 따라오느냐와 생산을 얼마나 잘 하느냐”라고 말했다. 제조업의 본질적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이어 “제조 회사의 근본적 경쟁력은 R&D, 생산, 품질에서 나와야 하기에 저는 제조업의 기본 경쟁력인 이 세 가지에 포커스를 두는 사람”이라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열심히 파악하고 고치려고 하고 있으며, 시간은 다소 소모될 것”이라고 각오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구 부회장이 최근 내건 ‘Fast, Strong, Smart’를 기조로 하고 있다.
더 빨리 (제품을 개발하고), 더 강하게 (실행하고), 더 스마트하게 (효율적으로 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슬로건은 구 부회장의 강조점을 압축해 표현하고 있다.
◇ ‘독한’ DNA 심고, 우리는 ‘LG웨이(Way)’로 간다
구 부회장이 강력히 추진하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LG전자의 DNA를 완전히 새롭게 심는 일이다.
구 부회장은 “그간 LG전자가 가지고 있던 (부드러운) DNA를 독한 문화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예전의 LG전자는 강하고 독했지만 그 부분이 무너진 것이 바로 품질 약화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그간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다소 ‘인화주의’ 면모를 가져왔던 만큼 조직 문화를 다시 뜯어 고치겠다는 의미다.
또 “CEO 한 명 바뀌었다고 회사 근간이 바뀌지 않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없이 지속 성장이 가능한 LG전자의 문화와 업태를 일신하고 새로운 뿌리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한편 이러한 변화의 주도자는 화려한 경력의 외국계 임원도, 값비싼 외국계 컨설팅 회사도 아닌 LG전자 자신임을 명확히 해 ‘LG웨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구 부회장은 “벤치마킹 대상은 없다”며 “LG전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LG전자 직원이라고 보는 만큼 당분간은 외부 (임원) 영입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특히 “외국계 컨설팅도,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진출하는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와 더불어 “LG전자가 국내에만 3만 여명, 전 세계 8만 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힘을 모으면 잘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고 있다”며 긍정했다.
◇ ‘모바일’ 재기는 B2B 특성 극복해야 ‘시간 다소 걸릴 것’
구 부회장은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발 늦었다는 점에 대해 통감하며, 재기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시간은 다소 소모될 것으로 내다봤다. ‘B2B’ 시장을 근간으로 하는 모바일 기기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 비즈니스가 회복되려면 다른 사업보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B2B 비즈니스 이기 때문”이라며 “바이어(통신사들)가 경쟁사들이 먼저 출시한 제품으로 론칭을 시켜놓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틈새 시장이 아니면 들어가기 힘들어 시간이 다소 소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이 보고 있는 회복의 가시화 시점은 약 1년 후다.
구 부회장은 “약 1년 고생하면 내년쯤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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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유효정 기자 (hjy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