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의 대형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자금흐름을 상세히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큰 기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전일 63페이지 규모의 보고서를 통해 고객들에게 향후 자사 내부계정을 통한 거래 및 투자 활동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정보 공개를 지난해 4/4분기 실적발표부터 적용키로 하고 직전 3개 분기에 대해서는 수정된 자료를 공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3/4분기 매출의 20%와 전체 중개 및 거래 사업부문 매출의 28%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비니어 수석재무책임자(CFO)는 전체 매출의 10%는 자사 계좌를 통한 매매를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들의 리스크 노출을 규제하고 있는 이른바 '볼커룰(Volcker rule)'이 적용되는 부분이다.
예컨대 중국 공상은행에 대한 투자 지분이 일부 변경될 경우에도 골드만삭스의 실적이나 주당 가치는 변경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정보 공개 결정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것인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주된 이유는 골드만삭스의 투자활동이 회사를 위한 것인지 고객을 위한 것인지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또한 볼커룰이 개정될 경우 규제 수준이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따라서 골드만삭스의 투자자들에게는 이번 정보공개 조치는 단순히 커다란 블랙박스를 둘로 나누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투자자들은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 매매를 통한 매출이 어떻게 발생하는 지를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주주들이 이같은 결정에 동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채권이나 통화, 상품 거래 부문의 매출에 대해서도 정보가 여전히 제한되어 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의 경우 그동안 실적발표 기간 중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정보가 대단히 부족했고 회사에 대한 자세한 재무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정식 기업분기결산 공시 시점을 기다려야 했다.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업은행의 경우는 재무정보를 실적발표의 일부분으로 함께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골드만삭스의 정보 공개는 투자자들이 재무정보와 기업활동 정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의 필요성을 재확인해주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